경찰, ‘버닝썬-경찰관 유착’ 의혹 수사 주력
경찰, ‘버닝썬-경찰관 유착’ 의혹 수사 주력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2.1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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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계좌 조회…마약‧성폭행 의혹도 조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보안요원과 경찰관의 폭행 논란으로 시작해 마약 유통‧성폭행 등으로 확산된 ‘버닝썬’ 관련 수사를 진행하는 경찰이 ‘경찰 유착’ 의혹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는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클럽 측의 영업 관련 서류와 장부, 당시 출동했던 경찰관 및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의 동의를 받아 통신사실을 조회하고 계좌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 입장에서는 클럽과 경찰관이 유착했다는 의혹이 가장 심각한 부분”이라면서 “이를 가장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착 의혹은 지난해 11월24일 김모(28)씨가 클럽 보안요원과 자신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클럽 직원에게 끌려가는 여성을 도우려다가 폭행당한 뒤 경찰에 추가로 폭행당했다며 클럽과 경찰 간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에는 마약 투약과 여성 성폭행 의혹들이 잇따라 제기되기 시작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경찰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를 전담수사팀으로 지정하고 의혹들을 살펴보고 있다.

유착 의혹과 관련해 경찰은 클럽 직원들과 경찰관들의 통화기록을 조회해 자주 연락을 주고받은 이들이 있었는지와 이들 사이에 돈이 오간 흐름이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다.

아울러 경찰은 지난해 2월 클럽이 문을 연 뒤 클럽과 관련한 112 신고 전량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경찰을 수사한다는, 이른바 ‘셀프 수사’라는 일각의 지적에 경찰 관계자는 “수사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고 지적도 있지만, 요즘 세상에 경찰이 그렇게 엉터리로 수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마약류 유통‧투약 의혹과 관련해선 클럽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하는 한편 클럽에서 사용됐다고 지목된 이른바 ‘물뽕’(GHB) 판매 사이트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버닝썬에서 마약류를 투약하다 한두 건 입건된 사례는 있다”며 “기존(의혹이 불거지기 전)에 수사했던 사안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번 수사를 더 깊이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 관련 내용은 지속적이고 일상적으로 수사해온 것”이라며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팩트와 벗어난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 매체는 이 클럽에서 일한 중국인 여성이 VIP 고객을 상대로 마약을 판매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여성이 클럽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 두 명 중 한 명”이라며 “당시 피해자 진술을 받기는 했지만 마약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수사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만간 이 여성을 볼러 조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밖에도 클럽 내부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사성행위 동영상에 대한 수사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촬영자를 특정하기 위해 클럽 관계자 1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으며, 동영상이 유포된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수사도 동시에 병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문호 버닝썬 대표를 조만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다수의 참고인을 불러 조사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하게 수사를 하고 있다”며 “버닝썬에 대한 강제 수사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