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입장 선회… "당 비상식적 결정 동의 어려워" 불편한 기색
'황 대 오' 구도로 짜여… 최악의 파행은 면했지만 당 내부 비판여론
자유한국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출마를 최종 결정하면서 오 전 시장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양강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오 전 시장은 당초 당 지도부의 2·27 전대 일정 연기 불가 방침에 반발, 다른 5명의 당권 주자(심재철·안상수·정우택·주호영·홍준표)들과 '전대보이콧'을 선언했지만 후보등록일인 이날 출마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당초 당권주자 8인 가운데 황 전 총리와 김진태 의원을 제외한 6인은 2차 북미정상회담과 전당대회 날짜가 겹치게 되자 당 선거관리위원회 측에 2주 이상 연기를 요청하면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당 선관위 측은 전대 연기 불가입장을 거듭 확인했고, 전날 홍준표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이날 줄줄이 불참을 선언했다.
이날 오 전 시장은 "당이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정당이 아니라 특정 지역, 특정 이념만을 추종하는 정당으로 추락하는 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말 고뇌하고, 고민하다 이 자리에 다시 섰지만, 당의 비상식적인 결정들에는 아직도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불편함을 내비쳤다.
오 전 시장이 출마하는 것으로 결심 한 것데에는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메시지를 비롯해 당내 일부 의원들의 '5·18 망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이 전당대회 국면에 등장해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놓고도 자당 의원의 '망언'이 잇따른 데 대해 위기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으로선 자신이 중도 우파와 개혁보수의 깃발을 내걸고 전당대회에 뛰어든다면, 최악의 상황에서 당권을 잡는 데 실패하더라도 비박(비박근혜)계 대표주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인한 서울시장 사퇴 이후 가진 8년여간 정치적 공백이 더이상 길어져선 안 된다는 부담감도 작용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이날 오전 대리인을 통해 당 대표 경선 후보등록을 한 황 전 총리는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우리 당의 좋은 자원들이 당원과 국민에게 우리들의 비전을 말씀드리면서 함께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건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 전 시장의 복귀로 전당대회는 '황교안 대 오세훈'의 구도로 다시 짜이게 됐다.
일방적 선거로 인한 '최악의 파행'은 면하게 됐지만, 당 내부에서조차 비판 여론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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