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 합병 시나리오…수주 경쟁력 강화 직결
현대重-대우조선 합병 시나리오…수주 경쟁력 강화 직결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02.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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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부분재액화·배기가스 세정장치 등 ‘첨단기술’ 공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 인수에 나선 가운데, 양사의 합병 시너지는 상당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최종 인수하면, 대우조선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부분재액화기술을 폭넓게 사용하고, 대우조선은 현대중공업의 배기가스 세정장치(스크러버) 기술 등을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지분교환 방식의 대우조선 인수 기본합의서에 따라 3월8일 본계약을 체결하면, 이후 양사는 기술을 공유하면서 수주 경쟁력 강화할 수 있다. 

대우조선이 보유한 LNG운반선 부분재액화기술은 LNG운반선 화물창에서 자연적으로 기화되는 가스(BOG, Boil Off Gas)를 액화시켜 선박의 연료로 활용하는데 사용된다. 

이 기술은 2014년 1월 대우조선이 부분재액화기술을 특허로 등록했지만, 뒤이어 같은 해 12월 현대중공업이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을 제기하면서 공방전이 시작됐다. 

특허법원은 이후 지난해 1월 대우조선의 특허 등록을 무효로 판단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고 대법원은 같은 해 5월 대우조선의 상고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우조선은 무효 결정이 난 특허 2건을 제외한 35건의 국내 부분재액화시스템 등록 특허와 7건의 해외 등록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합병이 이뤄지면, 해당 특허 뿐 아니라 선박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을 줄이는 장치인 배기가스 세정장치(스크러버)와 LNG연료 추진선 등의 기술도 공유될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스크러버를 제작 선박에 채택할 수 있고, 현대중공업의 가장 많은 LNG연료 수주·건조 이력의 노하우도 얻게 된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2018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기술 공유를 통해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결국 원가절감이 가능해지고, 이것이 수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의 쇄빙선, 잠수함 등 특수선 분야에서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현대중공업그룹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간 내부시장(캡티브 마켓)도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중공업은 엔진기계 사업부를 갖고 있고, 스크러버 장착 등 친환경 선박개조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 등이 있어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양사의 합병으로 군함, 잠수함 등 해양 방위산업 부문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방위사업법상 주요 방산업체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의 ‘방산업체 경영분석’을 보면 2017년 함정 분야 매출 총 1조6380억원 중 대우조선은 8838억원, 현대중공업이 4184억원으로 전체 함정 매출의 79.5%를 점유하고 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