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vs 다낭…北美, 정상회담 개최지 막판 신경전
하노이 vs 다낭…北美, 정상회담 개최지 막판 신경전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2.0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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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성‧경호‧인프라 등 고려해야…‘호텔 선정’도 관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확정된 가운데 양측이 각각 하노이와 다낭을 개최지로 거론하면서 막판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북한 양측이 매우 ‘긴급한’(urgent) 문제에 직면했다”면서 “바로 ‘어디서 만날 것인가’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새해 국정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장소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현재 북미 양국은 상징성과 경호 문제, 회담 이후 기대할 수 있는 효과 등을 고려한 끝에 각각 하노이와 다낭을 정상회담 개최지로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자국 대사관이 있는 점과 김 위원장의 베트남 국빈방문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하노이를 최우선 선택지로 보고 있다는 게 WP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 국빈방문 이후 베트남 대통령 및 총리와의 회담을 추진 중인 북한 입장에선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하노이에서 열린다면 ‘국제 외교무대 데뷔’로는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WP에 “북한이 고려하는 것은 경호와 전반적 편의 수준”이라며 “북한은 수송수단 지원 등의 문제로 인해 자국 대사관을 두고 있지 않은 도시나 국가에서 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은 지난 201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다낭을 후보지로 추천하고 있다.

WP는 정상회의 당시 트럼프 대통령도 다낭을 방문한 적이 있고, 상대적으로 고립된 지역인 만큼 경호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좋다는 게 미국 측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비핵화 상응조치로 ‘경제적 번영’을 내건 미국으로서는 세계적 휴양지로 부상한 다낭에서 회담을 개최함으로써 북한에 일종의 ‘유인책’을 내보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이 열릴 도시와 함께 양국 정상이 만날 호텔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선 1차 북미 정상회담은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개최됐다.

WP는 하노이의 경우 메리어트, 메트로폴, 쉐라톤 인터컨티넨탈 등이 가장 유력하다고 전했다.

고급 휴양지가 밀집한 다낭에서 회담이 개최되면 호텔은 인터컨티넨탈, 크라운 플라자, 하얏트 리젠시 등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이 가운데 하얏트 리젠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APEC 회의 참석차 다낭을 방문했을 때 숙소로 사용했던 곳이다.

문제는 회담 개최까지 시일이 불과 20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WP는 “보통 이런 정도의 큰 이벤트는 준비하는 데에만 3주가 걸린다”며 “장소 선정이 무엇보다 시급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