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많이 먹는 사람, 뇌경색 위험 높다"
"고기 많이 먹는 사람, 뇌경색 위험 높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2.0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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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시스테인'가 원인…채소 함께 섭취해야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고기 등을 많이 먹으면 뇌경색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를 먹을 때 체내에 생성되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호모시스테인'이 뇌경색의 원인인 뇌 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공동 연구팀(신경과 남기웅·권형민 교수,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은 2006~2013년 사이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1578명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및 혈액검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백질 고신호 병변, 뇌 미세출혈 등 소혈관 질환 발생이 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와 유의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연구 참여자를 혈중 호모시스테인 기준 농도(9.60μmol/ℓ)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눠 뇌경색 등의 소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지 조사했다.

그러자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높은 그룹에서는 혈관 미세출혈과 '뇌백질 고신호'(MRI상의 진한 흰색 병변), '열공성 뇌경색'(증상이 없는 뇌졸중 증상) 비율이 높은 것이 확인됐다.

또 전체의 14%에서는 '확장성 혈관주위 공간'(EPVS)이 25개 이상 발견됐다. EPVS는 혈관 주변에 빈 공간이 많아 뇌 조직이 치밀하게 자리 잡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호모시스테인이 체내에 과다하게 축적될 경우 심장병과 뇌졸중은 물론 뇌 조직 손상에 의한 치매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정상 범위라고 알려졌던 호모시스테인 농도인 5~15μmol/L 내에서도 유의한 위험성이 발견돼 주목됐다.

이는 다양한 형태의 소혈관 질환들이 호모시스테인이라는 공통된 원인을 가지고 있음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향후 뇌경색과 치매의 발생 기전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호모시스테인의 이런 위험을 막으려면 비타민B가 풍부한 녹색 채소를 꼭 함께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진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호모시스테인은 육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자주 먹을 경우 농도가 올라가므로 시금치 등의 녹색 채소나 생선 등을 곁들이면 정상 수치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신경과학회 공식 학회지인 '신경학'(Neur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