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가진 부자들, 부동산 경기전망 ‘부정적’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가진 부자들, 부동산 경기전망 ‘부정적’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9.01.2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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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험·중수익 상품 선호
향후 5년 간 부동산 경기 전망 (사진=KEB하나은행)
향후 5년 간 부동산 경기 전망 (사진=KEB하나은행)

KEB하나은행이 우리나라 부자들의 자산관리 형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28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부자들의 부동산 경기 전망이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더라도 부동산 비중을 축소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우리나라 부자들의 자산관리 형태를 분석해 28일 발간한 2019 Korean Wealth Report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들의 45%가 앞으로 5년간 부동산 경기가 침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39%는 현 상태로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보는 경우는 15%에 그쳤고, 빠르게 회복된다고 응답한 경우는 0%였다.

부자들은 지난해 조사에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물경기가 둔화하고 고강도 부동산대책이 나오면서 부정적 전망으로 돌아섰다.

지역별로는 서울지역 부동산의 경우 현 상태로 유지된다는 답변이 46%로 가장 많고 침체된다(29%)와 회복된다(25%)는 답변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지방 부동산은 부자들의 82%가 침체할 것으로 봤고, 4%만 회복된다고 답변해 부정적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부자들은 부동산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현재 자산 구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46%는 현재 자산 구성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했고 13%는 오히려 부동산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부동산 비중을 축소하고 금융자산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자는 18%였다.

부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중 부동산 비중은 53.1%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보유 부동산 유형별로 보면 상업용 부동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거주목적주택, 투자목적, 주택, 토지 순이었다. 연령대별로는 60대와 7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 투자목적주택 비중이 작고 상업용 부동산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거주목적이 아닌 투자목적주택을 한 채 이상 보유한 응답자 비중은 93%에 달했고 가장 선호하는 투자목적주택 유형은 중소형아파트였다. 상업용 부동산을 한 채 이상 보유한 응답자 비중도 92%로, 거주목적 외의 부동산 자산을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자들이 향후 계획하고 있는 상속 ·증여 자산 유형을 보면 부동산이 44%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다음으로 현금·예금 (31%), 주식·채권·펀드 (9%) 등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상품에서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선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주가가 연초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해 전반적으로 자산수익률이 저조한 가운데 부자들의 평균 금융자산 수익률도 1.86%에 불과해 지난해 대비 4.7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부자들이 올해 선호하는 금융상품의 1순위는 지수연계 금융상품 (ELS, ELT)이 차지했다. 다음으로 단기금융상품, 정기예금 등 순이었다.

안성학 연구위원은 “자산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중위험·중수익 상품, 사모펀드 등에 대한 부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향후 투자의사 결정에 있어 PB의 역할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하나은행 프라이빗뱅킹(PB) 고객 중 총 922명의 설문 내용을 분석한 결과다. 설문에 참여한 부자들이 보유한 총자산은 평균 약 133억4000만원, 가구 연간 평균소득은 약 4억5000만원이었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