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 “대표팀에서 노선영에게 괴롭힘당했다” 폭로
김보름 “대표팀에서 노선영에게 괴롭힘당했다” 폭로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9.01.1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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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작년까지 훈련방해…숙소서도 폭언”
체육계에선 빙상계 내부 권력 관계 지적 목소리도
(사진=채널A ‘뉴스A LIVE’ 방송화면 캡처)
(사진=채널A ‘뉴스A LIVE’ 방송화면 캡처)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왕따 주행’ 가해자로 몰렸던 김보름(26)이 노선영(30)에게 지속적인 폭언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보름은 11일 오전 채널A의 뉴스A LIVE에 출연해 “지난 2010년 선수촌에 합류했을 때부터 지난해까지 (노선영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훈련 중 코치가 ‘30초 랩타임으로 뛰라’고 해서 그에 맞춰 뛰면 (노선영이) 천천히 타라고 소리를 지르며 훈련을 방해했다”며 “쉬는 시간 라커룸이나 숙소에서 따로 불러내 폭언을 한 적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수들끼리 견제가 있는 건 당연하지만, 그 견제가 다른 선수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건 견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국가대표 선수촌은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 선의의 경쟁을 해 기량이 좋아져야 하는 곳인데 나는 그 안에서 괴롭힘을 당해 기량이 더 좋아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일이 있을 때마다 여러 차례 지도자들에게 얘기했지만, 노선영은 지도자들에게 “왜 김보름 편만 드느냐”며 반박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게 김보름의 설명이다.

그는 또 “대표팀이 팀추월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팀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며 “김보름이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따로 훈련했다”는 노선영의 주장도 반박했다.

김보름은 태릉 빙상장에서 대회가 열려 훈련할 수 없었던 5일 동안만 한국체대 훈련장에서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팀추월 경기 논란과 관련해서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손발을 맞춘 작전”이라며 “당시 노선영이 뒤에 처졌다는 사실을 앞 선수들에게 신호로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김보름은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8강전에서 경기 후반 뒤처진 노선영을 두고 속도를 내 왕따 주행 논란을 양산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노선영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으로 팬들에게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6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고, 고의적인 왕따 주행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지었다.

노선영 측은 아직까지 김보름의 주장에 이렇다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의 폭행 및 성폭행 혐의부터 김보름의 폭로까지 이어지자 체육계에서는 성적지상주의와 빙상계 내부의 권력 관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노선영은 지난해 3월 한 인터뷰에서 “한 사람이 이사회 구성부터 대표 선발까지 좌지우지한다”며 전명규 전 빙상연맹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특정 선수 특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노선영의 폭로는 문체부 감사에서도 확인됐다. 문체부는 감사를 통해 전 전 부회장의 전횡이 존재한다고 발표했다.

최동호 스포문화연구소 소장은 “일련의 사건은 전명규 전 부회장 재직 당시 빙상계가 얼마나 망가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