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침묵의 카르텔' 없애야…성폭력 뿌리 뽑자"
"체육계 '침묵의 카르텔' 없애야…성폭력 뿌리 뽑자"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1.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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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시민단체, 조재범 사건 철저한 조사·재발방지 촉구
"신고센터 유명무실…대한체육회 등 책임자 사퇴해야"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스포츠 및 시민단체 회원들이 조재범 코치 성폭력 사건 의혹 관련 진상규명 및 스포츠계 성폭력 문제 재발 방지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스포츠 및 시민단체 회원들이 조재범 코치 성폭력 사건 의혹 관련 진상규명 및 스포츠계 성폭력 문제 재발 방지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에 사회가 들끓고 있다.

체육·시민단체들은 사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한편 성폭력을 방조하는 체육계의 침묵을 카르텔을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젊은빙상인연대와 문화연대, 스포츠문화연구소, 100인의여성체육인,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8개 단체들은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단체들은 스포츠 성범죄 피해자가 심 선수 말고도 더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바뀌지 않는 빙상계 내부 실태를 꼬집었다.

특히 이들은 "성폭력을 방조하는 체육계 침묵을 카르텔을 넘어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들은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코치와 감독, 외부 시선에서 차단된 폐쇄적인 합숙소와 훈련장, 사고 났을 때 묵인·방조 심지어 공조하는 침묵의 카르텔까지 이런 사건에 최적화한 체육계 관행과 성문화기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고센터가 있어도 유명무실하다. 빙상연맹만 봐도 그 안에서 모든 걸 쉬쉬하며 덮으려는 게 많다"면서 "심석희의 용기 있는 고발이 스포츠계 미투로 들불처럼 번져 체육계 성폭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더불어 민간 주도 전수조사, 대한빙상경기연맹·대한체육회 등 관련 기관 책임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또 끊이지 않는 체육계 성폭력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실효성 없는 신고 체계를 개혁하고 관련 정책 집행에 민간 참여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진상규명을 위해 독립·외부기관이 주도하고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스포츠계 성폭력 문제 전수조사'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앞으로 '체육계 성폭력 근절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칭)를 세우겠다는 뜻도 밝혔다. 공동대책위는 체육계 성폭력 문제 실태조사와 해결을 위한 정책제안 등을 진행하고, 성폭력 문제와 관련한 신고센터, 피해자 보호를 위한 상담 등도 추진한다.

이들은 "우리 체육·문화시민운동·여성 등 단체들은 심석희 선수의 용기 있는 고발이 체육계의 대표적인 적폐이자 병폐인 성폭력 문제를 뿌리 뽑는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단체들은 다음 달 '성폭력 방조하는 체육계 침묵의 카르텔을 넘어서자'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심 선수와 '스포츠 미투'를 응원하는 대중캠페인도 전개할 계획이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