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신재민 前사무관 잠적…"죽으면 믿어주겠죠" 유서 발견
(종합) 신재민 前사무관 잠적…"죽으면 믿어주겠죠" 유서 발견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1.0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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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유서 남기고 잠적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3일 오전 경찰이 신 전 사무관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건물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유서 남기고 잠적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3일 오전 경찰이 신 전 사무관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건물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KT&G 사장교체 시도와 적자국채 발행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께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 전 사무관은 이날 오전 7시 친구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예약문자를 전송한 후 사라졌다. 문자에는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문자를 받은 신 전 사무관의 친구는 112에 신고했고, 이에 출동한 경찰은 신 전 사무관 거주지인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고시원에서 3장짜리 유서와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발견된 휴대전화는 신 전 사무관 명의가 아니라 그가 전날 만난 대학 선배로부터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상황과 관련해 "아직 신 전 사무관으로 '추정'하는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오전에는 신 전 사무관의 모교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그가 쓴 글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글은 이날 오전 11시19분에 작성자 아이디 '신재민2'로 '마지막 글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글쓴이는 "(폭로 내용에 대해)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된다"며 "죽으면 제 말 믿어주겠죠"라고 적었다.

그는 "죽음으로라도 제 진심을 인정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제가 폭로한 것은 일하면서 느꼈던 부채 의식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아버지 어머니 정말 사랑하고 죄송하다. 그래도 전 잘한 것 같다"며 "그냥 나라가 좀 더 좋아지길 바랐을 뿐이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내부 고발을 인정해주고 당연시 여기는 문화, 비상식적인 정책결정을 하지 않고 정책결정과정을 국민들에게 최대한 공개하는 문화 등이 언급됐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