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애물단지 ‘소난골 드릴십’ 인도 최종 합의
대우조선, 애물단지 ‘소난골 드릴십’ 인도 최종 합의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12.2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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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말과 3월말까지 각 1척씩 순차 인도…척당 약 5억3000만달러
인도대금 9000억원…조기 경영정상화 ‘청신호’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소난골의 드릴십(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소난골(Sonangol)의 드릴십이 6년만에 옥포조선소를 떠난다.

대우조선해양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 2척 모두를 내년 초 인도하기로 선주측과 최종 합의했다고 26일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3년 소난골로부터 드릴십 2척을 수주했지만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선주측이 인도대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며 인도가 계속 지연돼왔다. 

당시 소난골은 드릴십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무보와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GIEK)로부터 각각 6억2000만달러와 3억7000만달러의 보증을 약속받았으나, GIEK는 2016년 6월 브라질 투자손실 탓에 자금여력이 없다며 발을 뺐다.

이에 소난골이 드릴십 인수를 미루면서 대우조선은 1조600억원의 대금을 못 받을 위기에 처하게 됐고, 이때부터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 유가가 60달러 선을 넘어서며 소난골과의 협상은 급진전 됐고 마침내 인도일정이 확정됐다.

협상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1월말과 3월말까지 각 1척씩 순차적으로 드릴십을 인도한다. 최종 확정 계약가는 선수금을 포함해 척당 약 5억3000만달러로, 이는 현재 시장가격을 훨씬 상회하는 금액이다.

그간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시장 환경이 악화되고 드릴십의 시장가격도 급락했지만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줄어든 가치를 모두 회계처리를 통해 사전 반영했다는게 대우조선해양의 설명이다. 

이에따라 이번 계약가 확정에 따른 추가 손실은 발생하지 않을 예정이다. 

오히려 내년에 드릴십 2척을 인도하면 일시금으로 약 9000억원 상당의 인도대금을 받게 돼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일괄타결을 위한 협상과 제품 실사과정에서 선주 측은 대우조선해양의 설계와 건조 품질의 완벽함을 인정하고 인도와 동시에 품질보증 의무를 종료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기존 협의되고 있던 드릴십 인도를 위한 지분 투자건도 무효가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합의를 통해 인도 후에 발생할 수 있는 건조자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했다는 점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의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이 현재 건조중인 드릴십 6척에 대한 인도 일정이 모두 확정되게 됐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양사에게 모두 만족스러운 조건으로 합의됐다”며 “대우조선해양 부실의 주범이었던 소난골 프로젝트가 원만하게 해결됨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의 조기 경영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