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숨진 고 김용균 씨 촛불 집회 열려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숨진 고 김용균 씨 촛불 집회 열려
  • 이영채 기자
  • 승인 2018.12.1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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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대책위원회, 태안터미널서 시민 300여명 추모식 가져
13일 충남 태안읍 태안터미널 앞에서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씨를 추모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사진=이영채기자)
13일 충남 태안읍 태안터미널 앞에서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씨를 추모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사진=이영채 기자)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사고로 숨진 고 김용균(24) 씨를 추모하고 책임자처벌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과 충남 태안에서 동시에 열렸다.

이날 태안터미널 앞 집회에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경과보고를 통해 "고 김용균씨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삶을 시작했던 청년노동자였다. 그런 청년노동자가 입사 두달 반만에 무참하고 처절하게 발견됐다"고 비통하게 말했다.

이어 "고 김 동지는 태안화력 9·10호기 컨베이어 벨트를 정비하는 운전 담당 노동자였다. 지난 11일 오후 6시 이후 근무에 투입되면서 김 동지는 어둡고 깜깜한 발전소에서 혼자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이런 길거리에도 있는 이 흔하디 흔한 조명이 김 동지에게는 어찌보면 그 삶을 이용할 수 있는 희망의 불빛이었을지도 모릅니다"면서 울먹였다.

그러면서 "불빛 한점없는 가드레일에서 김 동지는12월 10일 10시경 부터 연락이 되지않고 5시간 이후인 11일 새벽 3시 23분에 발견됐다"면서 "5시간동안 그 차갑고 어두운 곳에서 혼자 쓸쓸히 외롭게 죽음을 맞이했다"고 비통해 했다.

그리고 "언론을 통해 확인됐지만 5시 37분에 9·10호기 벨트 작업중지 명령이 고용보령지청으로부터 내려졌지만 김 동지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그 이후에도 컨베이어 벨트는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면서 "12월 11일 사건 이후 노동조합은 그 소식을 전해받고 이곳 태안화력으로 달려왔다"고 말했다.

충남 태안터미널 앞 촛불 집회에서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가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사진=이영채기자)
충남 태안터미널 앞 촛불 집회에서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가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채 기자)

또한 "고인이 모셔져있는 태안의료원에서 사측과 서부발전 측은 유족을 앞에 두고 굳이 해도 되지 않을 얘기를, '안해도 될 업무를 하다가 벌어졌다'는 막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며 "경위야 어떻든 무릅을 끊고 사과부터해야 될 발전소와 회사는 유족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었다"고 분개했다.

이어 "노조는 유족과 함께 상의해서 이 문제가 단순하게 한 노동자의 사망사고, 한 노동조합의 사건이 아님을 인식하고 전국의 시민노동단체에 대책위 구성을 제안해 1차로 56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서 고 김 동지의 죽음에 대해서 분노하고 대책위 구성을 하기로 합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주 일요일 2차 대표자회의로 를 통해서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전국의 수많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논의를 통해서 대책위 구성을 완료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책위 이태희(전국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공동대표는 "유족한테는 분양소에 몰려왔던 많은 사람들이 다 원수처럼 보였다. 잠잘 때 엄마 배를 만지며 자던 아들, 그 아들이 죽었으니 이제 나도 없다. 나도 세상에 없다라는 부모님은 모두 세상이 원수처럼 보였습니다"라고 유가족의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그런 분에게 이 사람들은 '시키지도 않은 일을 혼자 그 속으로 들어가서 이 지경이 됐다'고 부모님에게 얘기했다. 어머니가 얘기한다. ' 네 자식 같으면 그렇게 위험한데, 그렇게 깜깜한데 혼자 일을 시켰겠냐, 혼자 거기 내보냈겠냐, 그렇게 쓸쓸하게 죽었는데 그렇게 방치했겠냐, 다른 것 다 필요없다. 이미 나도 죽고 세상도 죽고 이 썩은나라 다 죽여버리고 싶으니까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하자고 말씀하신다"고 비통한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저희들도 원망한다. 대통령 만나자고 피켓 들자고 제안한 사람 저희입니다. 해결못해서 이 죽음 12명이나 죽어나간 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또 다른 죽음을 만들었으니까 저도 죄인"이라고 목을 메웠다.

13일 충남 태안읍 태안터미널 앞에서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씨를 추모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사진=이영채기자)
13일 충남 태안읍 태안터미널 앞에서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씨를 추모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사진=이영채 기자)

이 대표는 "그거 해결못해서 나라다운 나라 만들자고 했던 대통령 만나자고 거기가서 해결해보자고, 이제 입사해서 정상적으로 했으면 아직도 안전교육을 받고 있어야할 이 젊은 청춘, 대통령 약속대로 좋은 일자리 만들었으면 내 고향 구미에서 내 어머니 옆에서 일하고 있어야 될 이 청춘을 저 탄구석, 저 어두운 구석, 지켜줄 동료 하나없던 그 자리에서 그렇게 죽어나가게한 이거 밝혀내지 못하면 우리 벗어나지 못한다. 어머니 앞에서 고개들지 못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어머니와 아버님이 끝까지 진상조사하라고 시민대책위에 위임해주셨다. 책임자 끝까지 처벌할때까지 어떠한 대책 얘기도하지 말라 한다. 보상, 먹고 죽고 싶어도 이미 죽은 목숨이라 필요없다고 말씀하신다. 그 마음 갖고 달라 붙어 부딫치겠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이 대표는 "노동부 산재담당, 청와대 비서관 만나 조치 뭐했나 따져 물어봤다"며 "작업중지 내리고 그 분리됐던 그 시신을 수습했던 동료들 당장 치료받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동료들 오늘까지 출근해서 그 죽은 장소 피해서 그 옆에서 일을 시켰다"고 분개했다.

이 대표는 "그 사고현장 손대지 못하게 죽음이 밝혀질때까지, 책임을 떠 넘길려고 하는 숨길려고하는 그 인간들 다 쳐넣고 다 옷 벗기고 다시는 이 죽음 발생되지 않을때까지 싸울것"이라며 "다음주, 대통령 만나자고 했던 동지들 우리 친구들과 함께 상여를 메고 청와대에 갈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해결하라는 유족의 요구사항"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용균 씨는 지난 11일 오전 3시 20분께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 9·10호기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 빈소는 12일 오전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esc13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