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껍질이 아토피 화장품 소재로 탈바꿈?
옥수수껍질이 아토피 화장품 소재로 탈바꿈?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8.12.1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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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평 R&D 지원…아토피 등 친환경 피부안정 화장품 소재
염증·통증 유전자 발현 50% 억제, 가려움증 히스타민 42%↓
폐자원 이용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농가소득 개선 도움 기대
옥수수껍질을 이용한 피부진정 소재. (사진=농기평)
옥수수껍질을 이용한 피부진정 소재. (사진=농기평)

급속한 산업화로 우리 삶의 질을 위협하는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황사 영향으로 피부질환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가 조사한 국내 아토피 환자 수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총 621만9762명으로,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에서 아토피 피부 전용 화장품과 의약품 수요가 확대 추세다. 이웃나라인 중국도 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자가 급증하면서 천연재료로 만든 화장품 소비가 늘고 있는데, 연평균 2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제품은 스테로이드성 약물이 포함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R&D 지원을 통해 옥수수껍질을 원료로 피부염증 완화 효과가 있는 화장품 소재가 개발됐다.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버려진 자원을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농가수익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농림기술기획평가원(원장 오경태·이하 농기평)에 따르면 정부 R&D 사업(수출전략기술개발사업)을 통한 ‘수출 전략형 피부진정소재 개발 연구’ 지원으로 옥수수껍질을 이용한 복합기능성 피부 진정소재가 개발됐다.

총 연구기간은 2014년 9월부터 약 3년간으로 정부 지원 5억4000만원, 기업 자체 부담금 1억8000만원 등 총 7억2000만원의 연구비용이 투입됐다.

해당 연구를 주관한 바이오스펙트럼㈜ 연구팀은 “옥수수 부위별 효능 비교를 통해 옥수수 껍질 부위에서 항염증 효능의 우수함을 확인했고, 이를 원료로 피부진정 소재 3종(MayCalm™, CalmYang™Ⅱ, Q-Tox)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옥수수껍질로 만든 피부진정 소재의 아토피 진정 효능에서 음성 대조군 대비(100% 기준) 염증 유발 유전자(iNOS)와 통증 유발 유전자(NF-κB) 발현이 50% 억제됐다.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히스타민 방출도 42% 감소했다.

정은선 바이오스펙트럼 연구소장은 “피부자극시험과 점막 자극시험, 광독성 시험 등 화장품 소재 안전성 평가를 실시해 국제 화장품 규격집(CTFA)에 3건을 등재했다. 또한 2015년부터 중국 광저우와 상하이 지역 학회, 박람회 홍보를 통해 일부 원료(CalmYang™Ⅱ)의 매출실적도 거뒀다”며 “앞으로 추가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 화장품 원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항염증과 피부장벽·가려움증 개선 등에 사용 가능한 친환경 피부진정 소재로 활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농기평은 기존에 버려졌던 옥수수껍질을 고부가가치 기능성 원료로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돼 폐자원을 활용한 수익모델 창출과 농가소득 개선에 도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경태 농기평 원장은 “최근 한국 화장품의 중국 수출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아토피 피부 진정에 효과가 있는 친환경 화장품 원료 개발은 향후 중국시장에서 한국산 화장품의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