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워라밸'이지만 현실은?…씁쓸한 올해의 사자성어
꿈은 '워라밸'이지만 현실은?…씁쓸한 올해의 사자성어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12.1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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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다사다망'·구직자'고목사회'·자영업자 '노이무공'
 

올해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 문화가 확산됐지만 직장인과 구직자, 자영업자들은 일상에 치인 한 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설문조사플랫폼 두잇서베이와 공동으로 지난 5~7일 성인 2917명을 대상으로 '올해 자신의 상태를 가장 잘 표현한 사자성어'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10일 공개했다.

그 결과 전체 1위에는 '다사다망'(多事多忙·14.2%)이 꼽혔다. '일이 많아 몹시 바쁘다'는 의미로, 워라밸 등 최근의 라이프 트렌드와 정반대로 일에 치인 현대인들의 고충이 드러난다.

2위는 '고목사회'(枯木死灰·13.0%)가 차지했다. '말라 죽은 나무와 불이 꺼진 재'라는 뜻으로'형상은 고목과 같고, 마음은 불이 꺼진 재 같아서 기가 없고, 용기가 없다'는 의미다. 현대인들의 무기력한 상태를 은유한다.

다음 차례로 온갖 애를 썼지만 보람이 없다는 의미의 '노이무공'(勞而無功·11.5%), 스스로 제 갈 길을 찾을 정도로 절박함을 나타내는 '각자도생'(各自圖生·11.3%), 많은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뜻의 '전전반측'(輾轉反側·11.2%)이 3, 4, 5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수중에 가진 돈이 하나도 없다는 뜻의 '수무푼전'(手無分錢·9.8%),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지도록 노력함을 일컫는 '분골쇄신'(粉骨碎身·7.3%) 또한 높은 선택을 받았다.

반면, 마음을 비우고 뜻을 평안히 하겠다는 뜻의 '허심평의'(虛心平意·9.1%), 모든 일이 뜻한 바대로 잘 이루어진다는 '만사형통'(萬事亨通·6.1%) 등 비교적 긍정적이고 순탄한 한 해를 비유하는 사자성어들도 있었다.

이 중에서도 직장인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사자성어는 '다사다망'(15.9%), 구직자는 '고목사회'(25.4%)를, 자영업자는 '노이무공'(13.7%)을 각 1위로 꼽아 각기 닮은 듯 다른 한 해를 표현했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갈수록 심화하는 취업난 속에서 의욕을 잃어가고 있는 구직자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의 형편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인크루트는 지난해 구직자를 대상으로 이색 사자성어를 꼽게 한 결과 '서류광탈(면접광탈)'이 응답 비율 12%로 가장 높았다. 서류광탈은  입사 시험에서 서류 단계부터 탈락한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이밖에 '돈이음슴(얇아지는 지갑 의미)(9%)', '백수다또(취업이 잘되지 않는 상태)(9%)', '무한도전(힘든 상황임을 알지만 일단 도전하고 봄)(8%)' 등 순이었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