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들 ‘바이코리아’ 열풍
교포들 ‘바이코리아’ 열풍
  • 장덕중기자
  • 승인 2008.12.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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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금융상품에 투자…교포 송금 ‘사상 최대’
환율 급등하자 원화로 환전 ‘환테크’도 투자 대상


교포들이 환율 급등과 국내 부동산이 급락하는 기회를 이용해 투자를 늘리며, 국내로 송금하는 ‘바이코리아' 열풍이 불고 있다.

이는 주로 부동산과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있는데, 그 규모가 사상 최대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10월 ‘송금이전수입'은 12억 8천만 달러로 전월 6억1천만 달러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10월 평균 원 달러 환율인 1,327원을 적용하면 1조 7천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에도 교포들의 국내송금 바람이 불면서 3배 이상 급증한 바 있다.

원화수출은 국내 은행들이 해외지점·외국계 은행 등에 원화를 보내고 달러나 엔화 등을 가져오는 것으로, 해외의 원화 수요를 반영한다.

국내에선 우리·외환 등 2개 은행이 주로 취급한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원화수출에는 해외 여행객의 환전수요도 포함됐지만 교민들 비중이 크다"며 “해외에서 한국투자설명회를 열어 달라는 요청도 들어온다"고 밝혔다.

교포들은 특히 국내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이 내려간데다 원 달러 환율까지 상승해 고점 대비 30~40% 싼 가격으로 부동산을 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교포들은 가격이 많이 내려간 `버블 세븐' 지역 아파트의 매물을 주로 사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도 미분양 아파트를 처분하기 위해 해외까지 나가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외국인들은 국내의 아파트보다는 헐값에 매물로 나온 빌딩 등을 매입하고 있고 100억 원대의 빌딩을 사려는 교포들도 생겨나고 있다.

여기에 ‘환테크'도 교포들의 투자 대상이 되고 있다.

11월 중 외환은행의 원화 수출액은 644억 원으로 월별 기준으로 외환은행이 원화 수출을 시작한 이후로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외환은행의 원화수출은 지난 7월 56억 원이었지만 8월 82억 원, 9월에는 157억 원, 10월에는 634억 원으로 급증했다.

원화수출이란 국내 은행이 원화 지폐를 필요로 하는 해외 금융사에 수수료를 받고 원화를 판매하는 것이다.

환율이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해외 금융회사가 매입하는 원화 금액이 커진데다 환테크 목적으로 원화를 사두려는 수요 자체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런 현상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다 환율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