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취업시장 더 어려워진다”
“내년 취업시장 더 어려워진다”
  • 최경녀기자
  • 승인 2008.12.15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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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실시 기업 40% 하회…‘취업 한파’ 본격화
중소기업 55.2% “내년도에는 채용하지 않을 것”

내년 취업 시장은 본격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올해보다 더욱 얼어 붙을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경기 침체가 신규 고용 축소로 이어지면서 2008년은 구직자들에게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가 됐지만, 내년 취업시장은 더 어렵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구직에 나선 예비직장인들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채용 예정 기업 38%…전년 절반에도 못미쳐 실제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상장기업 478개사를 대상으로 ‘2009년 대졸신입 채용계획’에 대해 일대일 전화면접 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년 채용에 나서는 기업은 38.3%(183개사)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 실시한 동일 조사에서 채용 계획 있는 기업 비율이 80.1%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41.8%p 급감한 것이다.

이어 채용을 실시하지 않겠다는 곳은 36.2%(173개사)로 지난해(5.6%)보다 6~7배나 높게 나타났고 아직 채용계획을 잡지 못한 기업도 25.5%(122개사)로 지난해 조사(14.3%)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기업 규모 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은 응답자의 58.4%가 '채용을 실시하겠다'고 답한 가운데 채용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기업은 10곳 중 3곳 정도(31.9%) 됐다.

아예 채용하지 않을 것(9.7%)이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중견기업은 40.3%가 채용에 나설 것으로 집계됐고 채용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은 27.8%로 대기업 대비 급상승했다.

미정 기업 역시 31.9%로 대기업과 유사하게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중소기업의 사정은 더 좋지 않았다.

중소기업의 경우 채용을 하지 않을 것이란 응답이 55.2%로 절반을 훌쩍 넘었고 채용할 것이란 비율은 26.7%에 불과했다.

미정은 18.1%를 차지했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채용 미정인 기업들(122개사)이 모두 채용에 나선다고 해도 내년 채용 실시 기업은 63.8%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올해 채용에 나선 기업 비율(79.3%)에 한참 모자란 수치다.

◇채용규모도 대폭 줄어 이밖에 채용계획은 세웠지만 채용규모까지 확정하지 못한 곳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채용에 나서겠다고 답한 183개사 가운데 채용규모를 확정한 곳은 115개사(62.8%)에 그쳤다.

이를 바탕으로 파악한 결과, 내년 채용인원은 올해(7227명)보다 23.5%줄어든 5533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의 5분의 1이 넘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셈이다.

업종별로는 '기계.철강.조선' 업종의 채용 시장이 가장 흐렸으며 '자동차', '금융', '건설', '식음료' 업의 사정도 좋지 않았다.

그나마 '물류.운수'와 '정보통신'이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올해 나타났던 금융위기를 비롯한 경기침체의 영향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채용시장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2009년엔 좋지 못했던 올해와 비교해서도 채용기업과 채용규모 모두 축소될 것으로 보여 본격적인 채용한파가 불어 닥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하지만 큰 규모의 채용을 하는 주요 대기업이 채용규모를 확정하지 않은 곳이 많아 이들이 채용을 늘려 잡을 경우 일정부분 감소폭이 줄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