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육아, 기획, 경영 등 비정형적 업무 수행 직종 생존 가능성 높아
“직업·직능의 양극화, 짧은 직업 생성과 소멸, 플랫폼·프로젝트 조직 증가 특징”
4차 산업혁명, 매장 판매직 사라지고 이미용 서비스직 생존한다
한국고용정보원 조사 중장기 인력수요 전망 취업자 증감 상위 10개 직종
간병, 육아, 기획, 경영 등 비정형적 업무 수행 직종 생존 가능성 높아
“직업·직능의 양극화, 짧은 직업 생성과 소멸, 플랫폼·프로젝트 조직 증가 특징”
4차 산업혁명이 피할 수 없는 흐름이지만 피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직종의 종사자들이다. 반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의미하기도 한다.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신산업, 일자리창출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김동규 미래직업연구팀 팀장의 발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일자리 중 4차 산업혁명에 따라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종사자는 전체의 63%다. 이는 4차 산업혁명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 47%보다도 높은 비중이다.
김 팀장은 “4차 산업혁명을 두고 올해 종업원 수보다 스마트기계가 많은 회사가 50%에 이른다거나 앞으로 5년간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등 자료가 쏟아지고 있다”며 “고용구조의 변화는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고용정보원의 2016년에서 2030년 사이 중장기 인력수요 전망에 따르면 이 기간 가장 많은 취업자 감소폭을 보이는 상위 10개 직종은 농·축산 숙련직과 운전 및 운송 관련직, 매장 판매직, 가사·음식 및 판매 관련 단순 노무직, 섬유·의복 및 가죽 관련 기능직, 제조 관련 단순노무직, 청소 및 경비 관련 단순노무직, 금융 및 보험 사무직 등이다. 전통적인 산업이면서도 지금도 상당한 수의 종사자가 존재하는 직종에서 감소가 두드러진다.
상위 10개 직종에서 사라지는 일자리 수만 69만2000개에 달한다. 김 팀장은 “단순조립이나 계산, 요금수납, 창고관리 등 육체적이면서도 정형적인 직종은 기술 대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하지만 간병이나 육아, 미용, 발골 등 육체적인 업무지만 비정형적인 직종은 기술 대체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인공지능이 발달해도 연구개발이나 경영, 기획, 생산품질관리, 공정설계, 법률자문, 의료, 디자인, 상담 등 인지능력을 요구하고 비정형적인 직종은 대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같은 자료에 따르면 보건·사회복지 및 종교 관련직, 경영 및 회계 관련 사무직, 공학 전문가 및 기술직과 같은 직종이 앞으로 취업자가 많이 증가한다. 또 문화·예술·스포츠 전문가 및 관련직, 이미용·예식 및 의료보조 서비스직, 조리 및 음식서비스직, 운송 관련 단순 노무직, 경찰·소방 및 보안관련 서비스직 등 의외의 직종도 앞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큰 상위 10개 직종에 포함돼 있다.
김 팀장은 “기술 대체가 어려운 비정형적 업무 수행 직업은 가치가 높아지는 반면 정형적 업무는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며 “스마트팩토리 운영과 같은 높은 역량을 필요로 하는 고숙련화 업무가 있는 반면 탈숙련화(de-skilling) 업무가 발생하는 등 기술 진보에 따른 직업의 양극화가 두드러 질 것”이라 말했다.
이어 “직업의 생성과 소멸 주기는 지금보다 더 빨라지는 흐름이다”며 “모바일 근무 확산, 프로젝트 조직 증가, 플랫폼 근로자·프리랜서·1인 자영업자 확산, 가치사슬 구분의 모호함 등 일하는 방식과 고용형태의 변화 또한 4차 산업혁명 시기에 다가올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