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속보
[이슈 분석/경영권 '시련' 한국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경영권…총수일가 기업의 사유화
[이슈 분석/경영권 '시련' 한국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경영권…총수일가 기업의 사유화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11.18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감몰아주기로 계열사 지분 가치 올린 뒤 결국 경영권 확보에 이용 의혹
LG 구광모, 총수일가 판토스 지분확보·내부거래·지분매각·상속 시점 맞물려 
현대차그룹, 현대글로비스·이노션·현대엔지니어링 지분 ‘실탄’ 지속적 논란
CJ그룹 이선호 부장 2014년부터 올리브네트웍스 지분 확보로 지배력 강화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경제의 한 축인 기업을 총수일가 경영권 확보라는 도구로 이용하는 행태는 어느 한 그룹의 문제만은 아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또한 이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LG그룹의 판토스,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엔지니어링, 이노션, CJ그룹의 CJ올리브네트웍스 또한 마찬가지 성격을 보인다.

고의 분식회계 논란이 발생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는데 이용될 것이란 의견이 있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93%를 보유하고 있다. 현행법은 보험사가 취득원가 기준 총자산의 3% 넘는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시가의 3%로 개정하려는 움직임까지 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7.93%는 지난 16일 종가 기준 22조3589억원으로 올해 3분기 말 기준 총자산의 7.7%에 해당한다. 법이 개정되면 삼성생명은 8조6736억원 정도의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놓칠 수 없는 삼성전자 주식 매입에 이용될 자금 마련 방안 중 하나가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이란 얘기다. 이 지분은 거래정지 직전 주가 기준 9조6000억원으로 삼성생명이 매각해야 하는 삼성전자 지분 상당수를 매입할 수 있는 비용이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하더라도 이런 행태가 과연 옳은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분식회계란 중대한 범죄 행위가 바이오로직스 가치 상승과 이에 따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비율 영향,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작업이라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그 반대에는 일반 주주들의 피해와 자본시장 교란이라는 그림자가 있다. 만약 바이오로직스가 상장 폐지에 이른다면 그 피해는 더 커진다.

계열사 지분이 사적으로 이용된다는 논란은 자주 제기된다. LG그룹 구광모 회장의 경우 갑작스런 경영 승계에 따른 지분 확보와 상속세가 문제로 떠올랐다. 이달 초 구 회장은 고 구본무 회장이 보유했던 ㈜LG의 지분 1512만2169주와(8.8%)와 LG CNS 지분 97만2600주(1.12%)를 상속 받았다. 이에 따른 상속세는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에 앞서 구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판토스 지분 15만주 매각 결정이 알려졌다. 2015년 LG상사가 판토스 지분 51.0%를 인수할 당시 주당 30만원 선에서 인수했으며 구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대략 450억원 수준으로 분석된다. 

전체 상속세에서 판토스 지분 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하지만 2017년 기준 판토스와 국내 특수관계법인 내부거래 금액은 1조3897억원으로 LG 계열로 편입 전 6622억원의 두 배고 그 시점이 구 회장을 비롯한 LG 총수일가가 판토스 지분을 인수한 직후라는 점은 총수일가를 위한 일감몰아주기란 비판을 지울 수 없다. 구 회장이 이제 막 성장하고 그룹 차원에서 지원하던 판토스 지분을 망설임 없이 매각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해선 적어도 4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소요된다. 글로비스의 총수일가 지분 29.99%와 이노션 정의선 부회장 지분 2%를 합하면 1조5000억원이다. 또 현대엔지니어링의 총수일가 지분은 8700여억원으로, 이 또한 지배구조 개편에서 실탄으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비스와 모비스 합병을 제안했던 지난 개편안이 총수일가에만 맞춰졌고 모비스 주주에게는 손해를 끼친다며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점도 기업의 사유화를 잘 보여준다. 최근에는 모비스가 아닌 글로비스를 정점에 내세운 개편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 외 CJ올리브네트웍스도 주목할 만하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부장은 △2014년 말 CJ시스템즈 지분 15.9% 증여 △2014년 말 CJ시스템즈를 올리브영과 합병(현 CJ올리브네트웍스) △2015년 말 이 회장의 남아있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증여 △CJ파워캐스트와 CJ올리브네트웍스 합병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늘려왔다. 

최근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그룹 전체 내부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가고 있으며 이 부장의 지분이 향후 CJ 지배력 강화에 이용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CJ그룹은 그룹 전체 내부거래 감소 추세에서 나오는 착시현상이라고 밝혔지만 CJ올리브네트웍스가 올리브영을 제외한 사업 부문에서 올린 매출 3947억원 중 3283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려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지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shkim@shina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