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된 전원책 "폭로 고민"… 비대위 동력 약화 우려
비박 vs 친박 '朴탄핵' 놓고 계파갈등 재연 조짐까지
혁신행보 타격인가, 전화위복 계기인가 평가 나뉘어
자유한국당 내 갈등이 폭발하면서 혁신작업에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9일 전원책 변호사에게 문자로 조강특위 외부위원 해촉 사실을 알렸다.
지난달 1일 '전례 없는 권한과 자율성을 드리겠다'며 전 변호사의 조강특위 외부위원 영입을 확정한 지 40일 만이다.
조강특위는 한국당 253개 당협위원장 인선 작업을 맡은 기구로, 인적쇄신이 전위대 같은 곳이나 다름없다.
표면적으로 전 변호사의 경질 이유는 비대위가 조강특위에 내년 2월 전당대회 개최를 위해서는 다음달 중순까지 당협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하라고 요구했는데, 이를 전 변호사가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위원장은 내년 2월 말 인선 마무리 후 전대 실시 입장을 밝혔으나 전 변호사는 전대를 내년 6~7월로 연기하자고 주장해온 것이다.
결국 전 변호사는 비대위와는 결이 다른 거침없는 독자발언으로 당내 불만을 불러왔고, 전대 개최 시기 문제를 놓고 비대위와 갈등을 겪은 끝에 경질이라는 불미스러운 조치가 취해진 셈이다.
특히 전 변호사가 해촉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개입이 있었다고 언급된 점이 변수다.
전 변호사는 해촉 당일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조강특위에 특정 인물을 넣어달라고 한 게 갈등의 시작이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전 변호사가 "폭로할 내용을 폭로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모든 내막을 이야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며 추가 폭로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비대위 동력이 크게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내홍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비박계와 친박계 의원간 충돌도 발생하면서 잠잠했던 계파갈등이 재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비박계 김무성 의원은 지난 7일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 주최로 열린 '이·통장 지위와 처우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국민의 82%와 당시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의원 62명이 찬성했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 말이나 막 던지지 말라"며 "덩칫값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서야 되겠느냐"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과거 당내 갈등이 폭발하며 분당 경험까지 겪었던 한국당에 이처럼 당내에 잡음이 끊이지 않자 혁신작업의 성패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사태로 지도부의 혁신 행보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일각에서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는 평도 나온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당내에서 전 변호사에 대한 평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며 "소모적인 논쟁거리를 해소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서준 기자
lsj@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