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선 긋는 이주열 총재, 전문가들 “타이밍 아니다”
기준금리 인상 선 긋는 이주열 총재, 전문가들 “타이밍 아니다”
  • 우승민 기자
  • 승인 2018.09.2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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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불균형 해소 안돼… 하반기 금리인상 전망은 엇갈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또 한차례 인상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 간 금리차가 벌어지면 당장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에서 증시를 팔고 미국 등 우리나라보다 금리가 높은 곳으로 투자처를 바꿀 수 있다. 또 일부 국가에서 외채 만기 연장이 안되고 급격하게 자본이 빠져나가는 ‘서든 스탑’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악재가 주변국으로 퍼진다면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게 전문가의 견해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당장은 급격한 자금유출 현상이 없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따라서 한국은행이 서둘러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공감했다.

김완중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지금은 금리인상 타이밍이 아니다”며 “(금리인상에 나서려면) 주택시장 중심의 금융 불균형 이슈 문제를 해결하고 시그널을 통해 금리인상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올해 중엔 한차례 정도 금리가 인상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구혜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려면 한국은행 기준금리 경제지표가 개선돼야 한다”며 “성장과 물가, 고용 중 하나라도 뚜렷하게 개선돼야하는데 연말까지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구 연구원은 이어 “무엇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명분이 약하다”면서 “외국인 투자 자금이 이탈할 경우 금리 인상 명분이 성립되지만, 현재 외국인 자금이 반대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역전이 된다고 해도 당장 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주열 총재 역시 금리인상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27일 오전 “미국의 금리인상은 시장에서 예견된 일이며, 앞으로의 인상 전망도 시장 예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연준은 26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1.75~2%에서 2~2.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한미 간 기준금리 차이는 0.75%포인트로 확대됐다. 지난 2007년 7월 이래 1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이다.

smwoo@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