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걸고 대피하라"… '괴물 허리케인' 플로렌스 美상륙 임박
"목숨걸고 대피하라"… '괴물 허리케인' 플로렌스 美상륙 임박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8.09.1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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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정전 등 대형 피해 우려… 이 지역서 25년만에 가장 강력
메릴랜드·조지아州·워싱턴DC 등 비상사태… 170만명 대피령
초강력 허리케인 '플로렌스'의 미국 남동부 해안 상륙이 임박한 가운데 11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주 월리스 인근 해안 지역 주민들의 차량 대피 행렬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초강력 허리케인 '플로렌스'의 미국 남동부 해안 상륙이 임박한 가운데 11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주 월리스 인근 해안 지역 주민들의 차량 대피 행렬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플로렌스는 여러분이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괴물 허리케인이다. 목숨을 걸지 말고 반드시 대피하라."

초강력 괴물 허리케인 '플로렌스'의 미국 동남아 상륙이 임박하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태풍 경로에 놓인 노스캐롤라이나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버지니아주 3개 주에서는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주민 170만명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공장과 학교 등은 모두 문을 닫았고, 대량 정전 사태, 항만 폐쇄, 항공기 운항 취소, 막대한 농산물 침수와 가축 피해 등이 예보됐다.

12일(현지시간)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플로렌스는 13일 또는 14일 오전 중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플로렌스 4등급에서 3등급으로 다소 세력을 약화했으나 여전히 최고 시속 185㎞의 강풍을 동반한 초대형 허리케인이다.

이에 플로렌스의 세력이 약화했어도 조지아 남부, 버지니아 남부 등 미국 동부 해안에 광범위한 위협을 끼칠 것으로 예보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플로렌스'가 지난 1989년 사우스캐롤라이나를 강타한 '휴고' 이후 약 25년만에 이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캐롤라이나 해안에는 약 3.9m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폭풍 해일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노스캐롤라에는 최대 1000㎜의 폭우가 쏟아지는 지역이 있겠다.

조지아,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매릴랜드주, 컬럼비아 특별구 등의 159개 카운티에 비상사태 선포와 대피 권고 등이 이뤄졌다.

미 언론 등에 따르면 현재 플로렌스의 상륙 예상 지점 인근인 노스 캐롤라이나주 윌밍턴은 주민들의 대피로 도시가 비워지고 있다.

애팔래치아산맥 인접 지역에서는 산사태가 우려됐다. 또 플로렌스 진로에 최소 9곳 이상의 유해폐기물 처리소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미 환경보호청(EPA)은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것은 관광산업과 농업이다. 경제분석가들은 그 피해가 손쉽게 빨리 극복되기 어려운 수준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선 플로렌스가 폭풍해일, 폭우, 강풍 등을 동반하고 오기 때문에 일반 주택과 상가는 초토화 되고, 농작물은 망가지며 가축들이 익사하고, 차량들도 물에 떠내려간다.

게다가 최근 성수기를 맞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관광지들과 다른 해안 지역에서는 몇 명 남지 않은 관광객들까지 쫒겨나면서 말 그대로 지역 경제의 모든 활동이 정지된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의 경제학자 마이클 월든 교수는 플로렌스의 타격으로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연간 경제 생산에서 하루 2억 달러가 빠져나가는 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교통길도 막힌다. 플로렌스의 상륙을 앞두고 이미 남동부 주요 공항을 중심으로 1000편이 넘는 항공편이 무더기로 취소됐다. 항만도 잇따라 폐쇄됐다.

태풍 영향권으로 예상되는 지역 당국은 해안가 인근에 위치한 도로를 통제하고 비축식량과 대피소를 설치하는 등 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주는 동력용 원자로 16기에 대한 안전을 확보했다. 주민들은 생수나 음식, 비상 용품을 대량으로 구비하고 있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이번 허리케인은 이때까지 본 적 없는 폭풍 해일과 강풍을 동반할 것"이라며 "예전에 폭풍을 경험해봤다고 하더라도 이번은 다르다. 이 괴물을 견디겠다고 생명을 걸지 말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캐롤라이나주 주민들을 향해 "허리케인과 장난칠 생각 마라. 이번은 큰 것"이라며 대피를 당부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