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마지막 문관대례복 첫 발견
대한제국 마지막 문관대례복 첫 발견
  • 장유리 기자
  • 승인 2018.09.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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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년 이후 제작… '무궁화' 문장 사용
한국맞춤양복협회에 있는 1906년 양식 대한제국 서구식 문관대례복. (사진=이경미 교수 제공)
한국맞춤양복협회에 있는 1906년 양식 대한제국 서구식 문관대례복. (사진=이경미 교수 제공)

그동안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알려진 대한제국 마지막 서구식 문관대례복이 발견됐다.

이경미 국립 한경대 의류산업학과 교수는 "한국맞춤양복협회에 전시된 복식을 조사한 결과, 대한제국이 1906년 12월 칙령 개정 이후 제작한 문관대례복임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대례복(大禮服)은 국가에 중요한 의식이 있을 때 착용한 옷으로, 대한제국은 국제 외교 무대에 진입하기 위해 서구식 문관대례복에 대한 규정을 1900년 4월 처음 만들었다.

이후 1904~1905년 관보를 통해 문관대례복을 일부 수정한다고 공표했고, 1906년 다시 한번 대례복 디자인을 변경했다.

이 중 1906년 개정 이후 양식은 그간 실물이 남지 않아 이완용과 송병준 사진, 도식으로만 파악이 가능했었다.

서구식 문관대례복은 관리 등급에 따라 친임관(親任官), 칙임관(勅任官), 주임관(奏任官)이 입은 옷이 각기 다른데, 맞춤양복협회에 있는 옷은 칙임관 복식으로 추정된다.

대한제국 문관대례복에서 중요한 것은 문장이다. 서구식 대례복에는 나라를 대표하는 문양이 들어갔는데, 대한제국은 무궁화를 사용했다. 이 문장은 일제강점기에 오동으로 변경된다.

이 교수는 "맞춤양복협회 대례복은 견장이 없고 상의 뒤에 무궁화 무늬가 있어서 칙임관 복식일 것"이라며 "당시 대한제국은 대례복을 만들지 못해 수입했는데, 이 옷이 어느 나라에서 제작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임관 복식에는 좌우 어깨 견장에 무궁화로 수를 놓았고, 주임관 복식은 상의 뒤쪽에 무궁화 문양이 없다"면서 "누가 입었는지 밝혀지지 않았으나, 1906년 칙령 개정 이후 만든 유일한 대한제국 문관대례복이라는 점에서 문화재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유물 성격이 밝혀진 서구식 문관대례복은 사단법인 한국맞춤양복협회가 1980년대 후반 약 1000만원을 지불하고 구매했다고 알려졌다.

이 옷은 10월 12일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에서 개막하는 '대한제국 황제복식전'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신아일보] 장유리 기자

jyuri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