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지나가자 찾아온 '가을장마'… 전국서 피해 속출
태풍 지나가자 찾아온 '가을장마'… 전국서 피해 속출
  • 장유리 기자
  • 승인 2018.08.27 1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북 무주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26일부터 현재까지 평균 200mm의 많은 비가 내려 무주읍내 남대천 물이 크게 불어났다. (사진=연합뉴스)
전북 무주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26일부터 현재까지 평균 200mm의 많은 비가 내려 무주읍내 남대천 물이 크게 불어났다. (사진=연합뉴스)

제19호 태풍 '솔릭'이 지나가자마자 전국에 가을장마가 시작되면서 '물폭탄'이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우가 태풍 솔릭보다 큰 피해를 줄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하면서 피해 방지를 위한 철저한 안전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주말 남부지방에 비를 뿌리던 비구름대가 북상, 전국 곳곳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있다.

전국에는 지난 26일 새벽부터 27일 오전 6시까지 최고 33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에도 충청과 남부 내륙일대에는 시간당 20~30mm의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전날 밤부터 27일 새벽 사이 중부지방에 폭우가 집중됐다. 금산 188.5㎜, 서천 167.5㎜, 연무읍(논산) 164㎜, 금남면(세종) 97㎜ 등 대전과 세종, 충남 중·남부지역을 강타했다.

이번 폭우는 지난달 이후 줄곧 북태평양 고기압의 강세 속에 열돔(Heat Dome) 현상의 심화로 좀처럼 비가 내리지 않던 한반도 일대에 폭염이 꺾이면서 시작된 ‘가을장마’로 보인다.

가을장마는 여름과 가을 경계에서 기온과 기단변화가 심해지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6월~7월 사이 발생하는 장마와 함께 '2차장마'라고도 불린다.

그간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력 속에 안정세를 보이던 한반도 주변 기단은 최근 태풍 솔릭의 여파로 크게 흔들렸다.

이 때문에 폭염으로 인한 열돔현상으로 못 내려오던 북쪽의 찬 기류가 고온다습한 남풍과 만나면서 막대한 수증기를 한반도 일대로 보내면서 대량의 비가 내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태풍 솔릭의 여파로 맞게된 가을장마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전국 곳곳에서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전날 전남 순천과 구례에 많은 비가 내려 하천이 범람하고 주택이 잠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26일 오전 10시 36분께 전남 순천시 주암면 복다리 용촌천이 폭우로 범람하면서 인근 35가구 가운데 10여 가구가 침수됐다.

같은 날 구례에서는 제방이 무너지고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구례 지역 일부 도로에서는 토사가 흘러내려 복구작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곡성에서는 국도 17호선이 유실되고, 순천에서는 국도 15호선의 법면이 유실돼 통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경남 함안군 가야읍 석산 소하천 제방 10여m가 유실돼 인근 가야 연꽃테마파크 11㏊가 침수됐고, 함안에서는 2가구, 4명의 이재민도 발생하기도 했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배내골 계곡에서 A(32)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호우로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A씨는 차량을 탈출해 목숨을 건졌다.

27일에도 새벽에 내린 폭우로 충남북과 대구지역 일대 도로와 건물 지하가 침수되고 도로 통행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행정안전부와 전국 지자체는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번 비는 이날 오후 차차 그치다가 28일 새벽부터 다시 비가 시작돼 29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면서 “지자체에게 기상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취약시설 예찰 활동을 계속해서 강화해 호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장유리 기자

jyuri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