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앉은 드루킹-김경수… 사활 건 진실공방
마주 앉은 드루킹-김경수… 사활 건 진실공방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8.08.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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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킹크랩 시연회'… 檢, 모순 찾기 주력
김경수 경남도지사(오른쪽)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특검에 재소환된 9일 오후 '드루킹' 김동원 씨(왼쪽)가 서울 강남구 허익범 특검으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경수 경남도지사(오른쪽)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특검에 재소환된 9일 오후 '드루킹' 김동원 씨(왼쪽)가 서울 강남구 허익범 특검으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드루킹 댓글조작'사건의 핵심,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가 결국 마주 앉아 양보할 수 없는 공방전을 벌인다.

허익범 특별검사팀 박상융 특검보는 9일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대질(對質) 조사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질조사는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진행된다. 조사 방식은 드루킹과 김 지사를 한 공간에 마주 앉히는 '직접 대질' 방식이 유력하다.

검사와 수사관을 대질신문에 투입, 김 지사와 드루킹이 대면해서 내놓는 진술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그간 법조계에서는 두 사람의 대질 신문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의혹의 핵심 인물인 두 사람이 서로 완전히 반대되는 주장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드루킹은 김 지사가 댓글 조작 범행을 사실상 승인했을 뿐만 아니라 인사 청탁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했다는 등 댓글공작의 배후이자 '총 책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드루킹 일당은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 당일 출판사에 도착해 2층 강연장에서 '둘리' 우모 씨의 킹크랩 시연을 봤다'는 취지로 공통된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또 김 지사가 감탄을 표하거나 킹크랩 사용을 허락해달라는 드루킹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고도 특검에서 진술했다.

반면 김 지사는 드루킹은 정치인과 지지자와의 의례적인 관계였을 뿐이고,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도 본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는 '킹크랩 시연회'가 진행됐던 느릅나무 출판사를 방문한 사실은 있지만 드루킹이 킹크랩과 같은 댓글조작 프로그램을 보여준 기억은 결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드루킹의 댓글공작에 대해서도 그간 '선플(긍정적 댓글) 운동'을 하는 줄 알았을 뿐 킹크랩과 같은 불법적인 댓글조작을 하는지는 알지 못했다고 밝혀왔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으나 현재 양측 공방의 진위를 가릴 수 있는 출판사 내부 폐쇄회로(CC)TV 등 물적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특검은 대질 신문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 양측은 마주 앉혀 놓고 서로의 진술을 충돌시켜 '진실'을 가려낼 방침이다.

특히 이날 조사의 최대 쟁점은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김 지사가 봤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질조사에서 김 지사와 드루킹은 댓글 조작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대면하게 됐다.

특검팀은 이번 조사를 끝으로 김 지사에 대한 조사를 되도록 마무리하고, 그에 대한 신병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후에는 1차 수사 기간에 드루킹과 접촉했던 청와대 인사들을 상대로 드루킹의 영향력이 여권 어느 선까지 미쳤는지를 파악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