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GA 시책비 경쟁 한층 더 과열…불완전판매 유발 우려
손보사, GA 시책비 경쟁 한층 더 과열…불완전판매 유발 우려
  • 우승민 기자
  • 승인 2018.08.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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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손해보험사가 보험대리점에 판매촉진을 위해 지급하는 시책비 경쟁이 한층 더 과열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시책비가 높다고 지목된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손보사들을 상대로 약 1개월 동안 검사를 벌였다. 보험설계사가 상품을 판매할 때 받는 시책비(인센티브)가 과다 책정 논란이 되면서 시행됐다.

GA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설계사 집단으로, 최근 신규계약은 절반 넘게 GA를 통해 이뤄지고 있었다. 이에 금감원은 손보사 임원들에게 시책비 경쟁을 자제토록 당부했다. 

금감원은 명시적인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200~300%가 적정하다는 인식이 업계에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사가 따낸 계약의 월 납입보험료가 10만원인 경우 20만∼30만원 넘게 현금으로 한 번에 지급하는 건 과도한 시책비로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손보사들은 최근 금감원의 권고를 우회하는 수법으로 시책비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영업조직을 대거 정리하고, 그 비용을 GA시책비에 투입한 메리츠화재는 7·8·9월 연속 일정금액 이상을 달성하면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특별 시책을 내세웠다.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도 기본 250%인 기본 시책비에 메리츠화재과 같이 ‘연속 시상’을 추가했다. DB손해보험도 이를 따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특별 시책은 4개의 대리점에 한해서 진행된 것이다”며 “추가시상의 경우에는 타사에서 시작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책비 경쟁 발단에 대해선 “먼저 시책비 경쟁을 유발한 것은 아니다”라며 “시책비 기준은 매번 보험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누가 경쟁을 유발했다고 특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시책비는 보험료를 결정하는 사업비의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지나친 시책비 책정은 불완전판매를 유발하며, 시책비 상승은 보험사의 사업비 부담으로 이어져 보험료가 상승하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 설계사들은 시책비를 높게 주는 보험사 상품을 권유하곤 한다”며 “상품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GA에 타사보다 높은 시책비를 제시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치아보험도 과열경쟁을 보이면서 시책비가 650%까지 치솟은 적이 있다. 

smwoo@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