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간 개성공단 기업들 “메리트 있지만 개성만 못해”
베트남 간 개성공단 기업들 “메리트 있지만 개성만 못해”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7.25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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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비용 싸고 생산성 높아…임금 올라도 동남아보다 저렴
정권 교체 때마다 제기되는 정치적 불안정성 해소가 우선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성공적인 북·미 정상회담과 북한의 비핵화 이행에 따라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타면서 베트남으로 나갔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5일 개성공단기업협회 등에 따르면 개성공단이 중단된 2016년 2월까지 공장을 가동하던 123개 기업 중 30여개가 베트남 등 해외로 나가 공장을 세웠다. 남측의 상대적으로 높은 인건비, 임대료 등이 높아 부담으로 작용한 영향이다. 

그러나 기업 대다수는 개성공단으로의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와 개성공업기업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존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96%가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 폐쇄 후 베트남, 인도 등으로 쫓기듯 공장을 옮겼지만 개성공단만한 곳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베트남의 경우 저렴한 인건비가 가장 큰 이주 요인으로 꼽혔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10곳 가운데 6곳이 노동집약적인 섬유·봉제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기준 베트남의 월 최저임금은 276만∼398만동(13만7000∼19만7000원)으로 지난해 대비 평균 6.5% 올랐다. 인상률로만 치면 11년 만에 최저라지만 2013년 17.5%, 2014년 14.9%, 2015년 14.8%, 2016년 12.4% 꾸준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개성공단은 2015년 기준 약 74달러로 한화 8만3000원을 약간 넘는 금액이다.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는 경우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이 상승해도 중국이나 동남아보다 낮을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아울러 동일한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언어장벽으로 생기는 추가비용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고 물류유통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생산된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 중 하나다.

다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제기되는 정치적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일이 우선되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업계 사이에서는 내년 상반기 정도 개성공단에 재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남북경협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위기 발생 시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또한 “베트남 임금이 저렴하다고 해도 개성공단의 메리트은 따라올 수 없다”며 “하루빨리 개성공단 정상화가 이뤄지길 소원한다”고 전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