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원 받았다. 어리석은 선택에 책임져야 한다" 故노회찬 유서
"4000만원 받았다. 어리석은 선택에 책임져야 한다" 故노회찬 유서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07.2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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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가 마련됐다. 사진은 빈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가 마련됐다. 사진은 빈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유서가 공개됐다.

유서에서 노 원내대표는 드루킹 측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4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어떤 청탁도 없었다고 알렸다.

23일 노 원내대표는 유서에서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로부터 모두 4000만원을 받았다"며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고 적었다.

이어 "나중에 알았지만 자발적인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면서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 부끄럽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당의 앞날에 큰 누를 끼쳤다"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면서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며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노 원내대표는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모든 것은 저를 벌해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앞으로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38분께 서울 신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유서 3통을 남겼으며, 이 중 2통은 가족에게, 1통은 당원들에게 보낸 글로 알려졌다. 이 중 당원들에게 남긴 유서만 취재진에 공개했다.

다음은 정의당이 공개한 유서 전문이다.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천만원을 받았다.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 한다.

무엇보다 어렵게 여기까지 온 당의 앞길에 큰 누를 끼쳤다.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 얼굴을 들 수 없다.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도 죄송할 따름이다.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

사랑하는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신아일보] 이서준 기자

ls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