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생존' 태국 소년들, 동굴 천장에 고인 물로 열흘 버텨
'극적 생존' 태국 소년들, 동굴 천장에 고인 물로 열흘 버텨
  • 장유리 기자
  • 승인 2018.07.0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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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북부 치앙라이주(州) 매사이 지구의 탐루엉 동굴 안에서 실종된지 열흘째인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무사한 상태로 발견된 모습. (사진=AP/연합뉴스)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州) 매사이 지구의 탐루엉 동굴 안에서 실종된지 열흘째인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무사한 상태로 발견된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동굴에서 실종됐다가 열흘 만에 기적적으로 발견된 태국의 유소년 축구단 선수들과 코치 13명은 동굴 천장과 종유석에 맺힌 물방울을 마시며 생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구조작업에 참여한 한 의사는 이들이 조난당한 뒤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동굴 천장과 종유석에 맺힌 물을 마시며 지냈다고 전했다.

이들은 에까뽄 찬따웡세(25) 축구팀 코치의 주도 하에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불필요한 움직임을 자제한 채 동굴 바닥에 흐르는 물 대신 천장에 고인 물을 마셨다.

이 같은 코치의 침착한 대처로 생존자들은 다소 지쳐 보였으나 건강 상태는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롱싹 오소따나꼰 치앙라이 지사는 "동굴에 갇혀 있는 13명 가운데 11명의 건강 상태는 안정적인 '그린', 나머지 2명은 비교적 안정적인 '옐로' 상태"라며 "불안정한 상태인 '레드'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6월 23일 훈련을 마치고 소풍 목적으로 이 동굴에 들어갔다가 우기(雨期)를 맞아 내린 폭우로 물이 불어나면서 나오지 못하고 고립됐다.

이후 대대적인 수색을 벌인 끝에 지난 주말 동굴 내에서 가장 큰 공간인 '파타야 비치'에서 200m 더 들어간 지점에서 발견됐다.

태국 네이비실 잠수대원들과 함께 동굴에 들어갔던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2명은 실종 열흘째인 지난 2일 밤 아이들을 발견하고 생존 소식을 전했다.

다만 태국 당국은 아직 동굴 안에 아직 물이 많이 차 있는데다가 소년들의 건강상태를 고려할 때 당분간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해 건강을 회복한 뒤 이들을 구조할 방침이다.

이에 전날 조난 현장에 도착한 태국 네이비실 대원들은 아이들에게 고칼로리 젤과 비타민제, 우유, 단백질 등을 공급했고, 저녁에는 일반 음식을 제공했다.

[신아일보] 장유리 기자 jyuri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