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 여름철… 조용한 살인마 '일산화탄소 중독' 주의
덥고 습한 여름철… 조용한 살인마 '일산화탄소 중독' 주의
  • 장유리 기자
  • 승인 2018.07.0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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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틀고 숯·연탄 사용 조심… 일가족 9명 집단 병원 이송

덥고 습한 여름철,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가동한 채 숯이나 연탄을 사용해 조리하는 일이 많다. 이럴 경우에는 ‘일산화탄소 중독’에 걸리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일산화탄소 중독은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무색, 무취, 무미, 비자극성 가스인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상태를 말한다.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실외로 빠져나가야 할 폐가스가 실내로 유입되면서 발생한다. 주원인은 가스 배기통 연결부 이탈, 급·배기구 막힘 등으로 쉽게 알아채기 힘들다.

게다가 일산화탄소는 1만ppm이상이 누출되면 3분 안에 숨질 정도로 위험한 물질이지만 색과 냄새가 없어 눈치 채기 어렵다.

특히 최근에는 장마 등의 영향으로 쾌적한 생활을 위해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가동한 채 숯이나 연탄을 사용해 조리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이 높다.

실제로 지난 1일 오후 1시 50분께 장맛비가 내리던 청주시 서원구의 한 장어구이집에서 식사를 하던 A(8)군은 속이 메슥거려 화장실을 가던 중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고 바닥에 쓰러졌다.

또 A군과 함께 식당에서 장어구이를 먹던 가족 등 8명도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이들 일가족 9명은 119구급차 5대에 나눠 실려 병원으로 이송돼 의료진으로부터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는 소견을 들었다,

다행히 위중한 상태는 아니어서 A군을 제외한 나머지 환자들은 응급처치를 받은 뒤 퇴원했으나 아찔한 상황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비가 오고 기압이 낮은 날 창문을 닫은 채 숯을 사용해 장어를 구우면서 발생한 일산화탄소로 인해 중독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식당 주인 등을 상대로 과실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목숨을 잃은 사례도 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의 한 저수지에서 1t트럭 적재함에 설치한 텐트 안에서 부탄가스를 이용한 온수 매트를 켜놓고 잠을 자던 A(35)씨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

숨져 있는 것을 동료 회원이 발견해 신고했다.

A씨는 텐트에서 부탄가스를 이용한 온수 매트를 켜놓고 잠을 자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전문가는 "밀폐된 공간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이 발생하기 쉽다"며 "여름철에도 수시로 환기를 해야 사고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아일보] 장유리 기자 jyuri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