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군 유해 송환 실행 단계… 북미공동성명 첫 이행
北, 미군 유해 송환 실행 단계… 북미공동성명 첫 이행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8.06.2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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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후속협상 재개 가능성… 폼페이오 방북 관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동성명 서명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동성명 서명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전쟁 때 전사한 미군 유해 송환 작업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24일 유엔사 소식통에 따르면 미군 유해를 북한으로부터 넘겨받는 유해 송환 의식이 이르면 이번 주, 다소 늦어지면 다음 주 중 오산기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판문점에는 유해를 넘겨받는데 쓰일 나무 상자 100여 개가 전날 이송됐고, 오산 미군기지에는 유해를 넣을 금속관 158개가 대기하고 있다.

북한은 유해를 나무상자에 넣어 남쪽으로 반입한 뒤 오산기지에서 하나하나씩 관에 넣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군 유해 송환은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을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북한의 첫 행보가 될 전망이다.

앞서 북미는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신원이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고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 바 있다.

미국 사회가 해외 전사자의 유해 송환을 고도로 중시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는 만큼 북한의 이번 행보는 중대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북한은 선전매체를 통해 6·12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성실한 이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조미수뇌회담은 가장 적대적이었던 조미 두 나라사이의 관계를 시대발전의 요구에 맞게 획기적으로 전환시켜나가는데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거대한 사변"이라고 유해 송환을 평가했다.

이어 "조미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려는 두 나라 인민들의 공동의 지향과 요구를 반영한 중대한 이정표"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각종 대중접촉 계기에 연일 유해 송환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미국 내에서의 관심을 입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해 송환을 계기로 북미간 정상회담 합의 이행을 위한 후속 협의가 이뤄질 수 있을 지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실제 이번 일로 미국 고위급 인사가 방북해 체계적인 비핵화와 안전보장, 북미관계 정상화 등을 골자로 한 합의가 후속 북미 협상을 통해 조기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가장 유력한 미국 고위급 인사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다.

앞서 공동성명에는 '북미는 정상회담의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관련한 북한 고위급 관리가 주도하는 후속 협상을 가능한 한 가장 이른 시일에 개최하기로 약속한다'는 문안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교가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유해 송환을 계기로 방북하거나 그 직후 방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외교계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의 조속한 방북과 전체 비핵화 시간표 합의가 9월 이전에 이뤄질 수 있을지가 향후 협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