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손실 펀드 줄소송 이어지나
원금 손실 펀드 줄소송 이어지나
  • 김미소·박재연 기자
  • 승인 2008.11.1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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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전망, 분산투자로 가입 유도…실상은 ‘몰빵’
‘인사이트펀드 집단소송 카페’…가입자 2300명 넘어 금융위, 10조원 채권시장안정 펀드 조성 우리CS자산운용의 ‘파워인컴펀드’가 원금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이른바 불완전판매 50%의 과실이 인정됨에 따라 투자원금을 대거 까먹은 펀드들에 줄소송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펀드 관련 민원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10월 말까지 펀드 투자와 관련한 민원건수가 총 665건이 발생했는데, 10월에 제기된 민원만 278건(올해 민원의 약 42%)이 발생했다.

특히 가입 한 달 만에 5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모았던 미래에셋의 대표펀드 ‘인사이트펀드’에 대한 소송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어 국민적인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10일까지 인사이트펀드와 관련해 접수된 민원만 1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본부장은 지난 10일 라디오에 출연해 “인사이트와 관련한 민원이 10건 정도 접수됐고, 지금 막 민원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집중투자 적합성 문제에 대해 신중히 따져 보겠다”고 말한바 있다.

더욱이 11일 우리파워인컴펀드가 불완전판매에 대한 50% 과실이 인정됨에 따라 소송움직임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장밋빛 전망, 분산투자 내세워 가입 유도...실상은 ‘몰빵’ 인사이트펀드 투자자들은 약관상 분산투자 하겠다는 원칙을 무시하고 중국에 몰빵한데 따른 운용책임을 물겠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인사이트펀드에 투자했다 원금의 절반을 날린 한 투자자는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미래에셋의 운용과정이 투자자를 기만하고 우롱했다”며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펀드의 메리트가 점점 떨어지고 있어 다른 안전한 투자처를 찾다가 인사이트펀드의 광고(글로벌 안전자산에 분산투자, 100% 스윙구조)를 믿고 투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미래에셋이 가입 당시 주장한 전세계에 분산투자는 온데간데없고 중국 투자가 전체의 70%에 달하는 중국 몰빵 펀드였다”며 “결과적으로 사기를 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불완전판매에 대한 주장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이 가입할 당시 판매직원이 중국이 하향추세라고 정확히 말했었다”며 “물론 중국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기존의 지역별 특정품목에만 한정했던 펀드와 확연히 다르다고 설명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적으로 대응할 경우 승소를 확신한다”면서 “승소 가능하다는 변호사의 견해도 충분히 들었다”고 덧붙였다.

◇ ‘인사이트펀드 집단소송 카페’ 동참 급속 확산…가입자 2300명 넘어 인사이트펀드 투자자들은 소송을 준비하는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7일 개설된 인사이트펀드 집단소송 인터넷 카페는 이날 하루에만 500명이 넘는 신규 회원이 가입했고, 카페 개설 2주 만에 2200명이 넘어서고 있다.

하루 방문자수도 3000여명에 달하고 있다.

카페의 회원들은 불완전판매 의혹과 관련해 펀드의 운용보고서와 법적대응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원본손실 면책 약관규정은 서식화 된 일방적인 인쇄물로 고객의 수탁자금을 고객과의 약속한 조건에 따라 합법적이고 합리적으로 최선을 다해 운용을 한 경우가 약관규제법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의 중국 주식 몰빵의 경우는 사실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펀드에 투자했다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난리법석(?)을 떨고 있는 반면 미래에셋 측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소송이 시작된 상황이 아니라 일일이 대응하기 보다는 운용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소송에 따른 투자자들의 승소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어 금융감독당국이 어떻게 접근할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금융위, 10조원 채권시장안정 펀드 조성 한편 금융위원회는 1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기존 채권투자기관인 은행, 보험, 증권, 연기금 등을 중심으로 펀드를 조성하고 산업은행도 정부 추가출자(1조 원)를 바탕으로 산금채를 발행해 2조 원을 출자한다.

금융채 회사채 여전·할부채 등 필요에 따라 광범위한 채권을 투자대상으로 한다.

다만 민간자금으로 조성되는 펀드임을 감안, 일정 수준의 신용등급, 가령 BBB+이상 채권에만 투자하도록 제한된다.

금융위는 연기금 등 민간투자자의 원활한 출자를 유도하기 위해 투자 손실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신·기보 등을 통한 신용보강 등을 통해 펀드가 매입하는 증권의 위험도를 줄이는 방안 등을 검토해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