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비리 수사에 인하대 총장 공백 '장기화'
한진家 비리 수사에 인하대 총장 공백 '장기화'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06.2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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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등 검찰 수사 영향으로 총장 선임 6개월째 늦춰져
재단vs교수회 갈등… "총장 선임에 민주적 절차 밟아라"
(사진=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각종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조 회장이 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인하대학교의 총장 공백도 길어지고 있다.

21일 인하대 교수회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최순자 전 총장이 해임된 이후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지만 민주적인 방식으로 총장을 선출하자는 교수회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6개월 가까이 선입 작업을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최 전 총장은 자신의 재임기간 중 80억원의 대학발전기금을 부실 채권에 투자했다가 모두 날린 것으로 교육부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에 지난 1954년 인하대 개교 이래 최초로 현직 총장에서 해임된 바 있다.

이로 인해 인하대는 2015학년도 70억원, 2016학년도 90억원, 2017학년도 120억원의 적자를 보는 등 재정난에 시달려왔고 지난해에는 교수와 학생 등이 최 총장 퇴진운동을 벌이면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이후 최 전 총장이 해임되고 공석이 된 총장 자리를 두고 재단측과 교수회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공백기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총장 선출방식은 재단 이사장이 인선을 좌지우지하는 구조였다. 이에 교수회는 추천위에 재단과 교수가 공동으로 사회저명인사를 추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교수회는 이에 지난달 말 추천위에 교수위원 4명을 추천했지만 조 회장을 비롯한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전면적인 검찰조사를 받는 상황에서 총장 인선이 계속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교수회 관계자는 “총장후보 추천위에 교수들을 추천했지만 아직 재단에서 인선 일정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재단이 총장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과 민주성을 보장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절차 진행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인하대 졸업생 등으로 구성된 '한진그룹 갑질족벌경영 청산과 인하대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공영형 사립대'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