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노력에도… 장애인 투표권 보장 '82점'
선관위 노력에도… 장애인 투표권 보장 '82점'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06.0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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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접근 어려운 곳에 마련된 투표소… 개선 시급
선관위 "전 투표소 1층에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지난 10일 강원 춘천시 강원재활원에서 관내 지적·발달장애인들이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모의 투표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 10일 강원 춘천시 강원재활원에서 관내 지적·발달장애인들이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모의 투표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선거 당일 투표소를 찾기 어려운 유권자들을 위해 전국 어디서나 한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도입한 사전투표가 8일부터 이틀간 전국에서 치러지는 가운데, 장애인 유권자의 참정권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표소가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의 지상 2층에 설치 되는 등 아직까지도 장애인들에게 투표의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강원지역의 경우 사전투표소 196곳 가운데 1층이 아닌 곳에 투표소가 마련된 곳은 39곳(19.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층 이상에 설치된 곳도 13곳에 이른다.

춘천시 조운동 주민센터와 홍천 서석면 사무소 등 2곳의 경우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2층에 사전투표소가 마련돼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대구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사전 투표소가 마련된 총 139곳 가운데 장애인 접근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지하가 10곳, 지상 2층 이상은 98곳 등 모두 108곳이다. 그나마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도 53곳에 불과하다.

광주지역은 사전투표소 95곳 가운데 장애인 불편이 예상되는 6곳을 점검한 결과 4곳에서 불편사항을 발견해 개선하기로 했다.

예를들어 광주시 주월2동 사전투표소는 장애인용 휠체어 경사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투표 당일 임시경사로를 설치할 예정이다.

세종시 부강면에서는 지난 선거 때 복지회관에 투표소를 설치했다가 접근성 등을 이유로 부강초등학교 1층 체육관으로 옮긴 바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접근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투표소는 1층에 임시투표소를 설치하고 투표안내원을 배치하는 등 장애인의 참정권과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비장애인 유권자와 차별없는 참정권을 보장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관계자는 "사전투표의 경우 더욱 장애인 참정권이 보장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엘리베이터도 없는 주민센터 1층에 기표대만 설치해 놓고 투표함은 2층이나 3층에 있어 용지를 직접 투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선관위 관계자는 "전국 투표소 가운데 현재 1층에 투표소가 마련된 곳은 82.7%로, 장애인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살폈지만 부득이하게 1층에 마련하지 못한 지역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선거 때에는 전 투표소를 1층에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