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수밀문 열려있어 침몰 빨랐다" 시험 결과 나와
"세월호, 수밀문 열려있어 침몰 빨랐다" 시험 결과 나와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05.3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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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조위가 의뢰한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결과 발표
지난 10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바로 세우기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바로 세우기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월호의 침몰에 대해 당시 물이 배 안에서 퍼지는 것을 막는 수밀문(水密門)이 열려있어 침몰을 앞당겼다는 시험 결과가 나왔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1소위원회는 30일 오후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MARINE)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자유항주·침수·침몰 모형시험 용역 결과 설명회'를 열었다.

핸크 반 덴 붐 마린 세월호 프로젝트 총괄은 “세월호의 복원력은 배가 10도 각도로 기울었을 때나 40도 각도로 기울었을 때나 큰 차이가 없는 특수한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월호에 실린 화물이 고정돼 있지 않아 세월호가 선회하며 기울 때 복원력 회복에 방해가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그는 침수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해 “만약 엔진룸(기관실) 등의 수밀문이 모두 닫혀있었더라면 세월호가 전복된 상황에서도 더 오래 물 위에 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선조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세월호 기관실의 수밀문 2개와 수밀 맨홀 5개가 사고 당시 모두 열려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마린측은 세월호에 침수가 시작된 이후 급격히 침몰한 이유로 ‘C-데크 시나리오’와 ‘스태빌라이저 시나리오’ 등 2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C-데크 시나리오는 선체가 45도로 기운 뒤 화물칸인 C-데크의 위쪽 환풍구를 통해 바닷물이 흘러들었고, 이 물이 파이프를 타고 스태빌라이저(핀 안정기·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실에 모여 다시 기관실을 침수시켰다는 가설이다.

또 스태빌라이저 시나리오는 바닷물이 C-데크 아래쪽에서 차오르고 열려있는 창문으로도 들어오면서 이후 C-데크 시나리오와 같은 유형으로 급격한 침수가 이뤄졌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마린은 지난 1∼2월 선조위 요청으로 네덜란드에서 세월호 축소 모형을 만들어 감압 수조 등에서 침몰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시험을 진행하고 사고 당시 세월호의 선체 정보 등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침몰 원인과 침몰 당시 영향을 미쳤던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해왔다.

이에 선조위는 마린 시험 결과를 분석한 뒤 여전히 남은 의문이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