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미세먼지 대책…외부공기 유입부터 막아야
실내 미세먼지 대책…외부공기 유입부터 막아야
  • 김재환 기자
  • 승인 2018.05.28 1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기청정·환기시설 확충 보다 '틈새관리 중요'
초미세먼지 거르는 나노 방진망 도입도 방법
28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실내공기질 향상을 위한 미세먼지 대책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재환 기자)
28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실내공기질 향상을 위한 미세먼지 대책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재환 기자)

실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기청정기나 환기시설 확충보다 오염된 외부공기 유입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초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 '나노 방진망'을 설치해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도 환기가 가능토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8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실내환경협회가 주최한 '실내공기질 향상을 위한 미세먼지 대책 토론회'가 열렸다.

건설·환경 전문가들이 참석한 이번 토론회는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심각한 수준의 실내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실내공기질 향상을 위해 외부 오염된 공기가 실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창문 등의 틈새를 막는 기술과 환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교 교실의 미세먼지 제거기술 및 실내공기질 관리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이윤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창문을 모두 닫아도 작은 틈새를 통해 외부의 오염된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실내공기질 향상을 위해선 공기청정기나 환기설비 확충 보다도 다중이용시설의 설계부터 이용단계에 걸쳐 오염된 외부 공기가 실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관련 법규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주택법이나 건축법에는 실내공기질 관리를 위해 미세먼지 저감 건축자재 사용여부나 각종 환기설비 기준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정작 창문 틈 등을 통해 밖에서 유입되는 오염된 공기를 차단하는 건축자재에 관한 기준은 미비된 상태다.

이어 양광웅 한국실내환경협회 연구소장은 '자연환기를 활용한 초미세먼지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양 소장은 "유리창에 장착할 수 있는 장비인 '나노 방진망'을 다중이용시설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충망과 유사하게 생긴 나노 방진망은 지름 2.5μm 이하 크기의 초미세먼지도 거를 수 있어 이를 설치하면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창문을 개방한 채 환기를 할 수 있다.

실내 환기가 중요한 이유는 외부 공기오염이 심한 날 장시간 환기를 하지 않을 경우 실내에 이산화탄소가 축적되고 산소가 부족해지는 등 오히려 실내 공기 질이 외부 보다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공기질 향상을 위한 미세먼지 대책 토론회가 진행 중이다.(사진=김재환 기자)
실내공기질 향상을 위한 미세먼지 대책 토론회가 진행 중이다.(사진=김재환 기자)

주제발표 후에는 조영민 경희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이정훈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책임연구원과 조명연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장,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대표 등이 종합토론을 이어갔다.

토론에서는 정부의 미흡한 미세먼지 관리방안에 대해 강한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한 토론 참석자는 "심하게 얘기하자면, 정부가 과연 국민 건강에 관심이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에 관한 기본적인 데이터도 부정확할뿐더러,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창문을 열고 어느 정도 환기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하지 않는 게 좋은지 등의 기본적인 정보제공도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일반인 참석자 A씨는 "북한의 핵 보다도 일반 시민은 미세먼지에 더 많은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며 "정부의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해야 한다"고 말해 청중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