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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제철도협력기구 가입 여부 '불투명'
한국, 국제철도협력기구 가입 여부 '불투명'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8.05.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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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화해모드서 경색으로 '분위기 급변'
국토부·코레일, 수년간 노력으로 초석은 다져
지난 19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제33차 OSJD 사장단 회의 모습.(사진=코레일)
지난달 19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제33차 OSJD 사장단 회의 모습.(사진=코레일)

최근 남북관계가 롤러코스터를 타듯 급변하면서 우리나라의 국제철도협력기구 정회원 가입 여건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 국토부와 코레일이 다방면에 걸쳐 정회원 가입을 위한 기반을 닦아 놓은 상태지만 열쇠를 쥐고 있는 북한이 닫힌 자물쇠를 열 것인가에 철도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OSJD 가입 가능성 '신중론' 

23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다음달 5~8일 키르기스스탄에서 국제철도협력기구(이하 OSJD) 장관회의가 열린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현재 OSJD 제휴회원인 우리나라의 정회원 가입 의제가 다뤄질 예정이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철도업계는 우리나라의 정회원 가입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였다.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급속히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북한의 반대로 OSJD 정회원 자격을 얻지 못 했다.

남북정상회담 직후 코레일 관계자는 "지금 북한이나 중국과의 관계가 굉장히 좋아 OSJD 가입건은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철도연결이라든지 이 보다 큰 틀에서 여러가지가 논의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것(OSJD 정회원 가입)은 굉장히 작은 것으로 묻힐 수도 있고, 당연히 되는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북미 관계가 다시 경색되면서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북한은 최근 한미연합훈련과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방식 등을 강하게 비판하며,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고 북미정상회담을 재고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섣불리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며 "북한의 의중을 알 수 없어 뭐라 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지난 19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OSJD 사장단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오 사장은 이날 한국의 OSJD 정회원 가입을 위한 회원국의 적극적 지지를 요청했다.(사진=코레일)
오영식 코레일 사장(왼쪽 첫번째)이 지난달 19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OSJD 사장단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오 사장은 이날 한국의 OSJD 정회원 가입을 위한 회원국의 적극적 지지를 요청했다.(사진=코레일)

◇ 회원국 대상 다각도 물밑작업은 '결실'

이처럼 OSJD 가입은 남북관계라는 큰 흐름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지만, 철도업계 차원에서도 다방면에 걸친 노력을 통해 초석을 다져왔다. 이번 정회원 가입건이 의제로 상정된 배경에도 국토부와 코레일의 치열한 물밑작업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달 19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OSJD 사장단회의에서도 북한은 우리나라의 정회원 가입 의제 상정을 반대했었다. 그러나 따데우쉬 쇼즈다(Tadeusz SZOZDA) OSJD 의장이 의장직권으로 한국의 정회원 가입 의제 상정을 제안했고, 여기서 특별한 반대 의견이 나오지 않아 의제 상정이 성사됐다.

이것이 가능했던 데는 코레일의 공이 컸다. 코레일은 지난 수년 간 따데우쉬 쇼즈다 의장은 물론 OSJD 회원국들과의 친분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해 왔다. 우리나라가 제휴회원국인 상황에서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이번 사장단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외교력의 연장선 상에 있었다.

이와 병행해 국토부는 북한이 반대해도 정회원 가입이 가능할 수 있도록 OSJD 정관을 개정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

현재 모든 회원국이 찬성해야 신규 정회원 가입이 가능토록 돼 있는 정관을 4분의 3 동의만으로도 가입할 수 있도록 개정하려는 것이다. 이 안건은 OSJD 정관개정 협의체인 ITRT(국제직통철도교통회의) 총회 의결까지 이뤄진 상태다. 다만, 다른 안건에 대한 처리와 각 회원국들의 국회 비준 등 남은 절차가 많아 실제 시행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OSJD는 지난 1956년 불가리아의 소피아에서 결성된 구소련 및 동구권 나라의 국제철도협약을 맺기 위한 협력기구다.

우리나라가 정회원 가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중국횡단철도(TCR)·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에 대비해 구소련 및 유라시아권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고, 남북철도사업 재개와 대륙철도 진출 모색을 위해서는 운송규약을 총괄하는 OSJD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우정욱 한국교통대학교 철도대학 교수는 "대륙철도 연결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블록트레인(전세화물열차) 등의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는 사기업 차원"이라며 "(OSJD에 가입할 경우)국가적인 차원에서 국내 철도산업의 대륙진출을 지원하면서 한국의 이름을 걸고 다양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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