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카드는 특별배당뿐…자금여력 없어 쉽지 않을 듯
정의선 부회장 직접 나서 분할·합병 당위성 설득 하나
지배구조 개편안 통과를 놓고 열세에 놓인 현대자동차그룹이 분위기 반전을 위한 카드도 마땅치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을 두고 의결권 자문사들은 반대의견이 더 많다. 특히 외국인 표심에 영향이 큰 글래스 루이스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주주들에게 반대할 것을 권고함에 따라 임시 주총에서 개편안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모비스는 앞서 지난 2일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라는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했지만 분위기를 유리하게 이끄는데 실패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대모비스의 주주들에게 분명한 주주 환원정책이 나오지 않는 한 가결을 낙관할 수 없다는 판단”한다며 “현대차그룹이 추가적인 주주 환원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커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가 대책을 내놓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의견이 많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이사는 개편안 통과 가능성에 대해 “결과는 예상할 수 없지만 현대차그룹에 상당히 불리한 상황인 것은 확실하다”며 “배당과 같은 추가적인 주주친화정책은 어려울 것”이라 분석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을 했기 때문에 추가로 할 수 있는 주주환원정책은 특별배당이 남았지만 자금 여력이 없어서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주주환원정책을 추가로 내놓을 수 없다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개편안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 임시주총에서 캐스팅보트로 여겨지는 국민연금과 자문 계약을 맺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지분 교환과 양수도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이 가능하기에 (모비스-글로비스 간) 분할·합병이 필수가 아니다”는 의견을 내놨다.
고 이사는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정의선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서 지배구조 개편의 정당성과 시급성을 어필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개편안이 부결되면 정 부회장이 입게 될 타격이 상당해 그룹 차원에서 쉽게 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회사 내부에서만 알고 있거나 구상했던 미래 사업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해 주주들에게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방법”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