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열세 현대차그룹, 반전 카드는?
지배구조 개편 열세 현대차그룹, 반전 카드는?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5.2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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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 자문사 반대의견 우세 속 개편안 통과 ‘비관적’
남은 카드는 특별배당뿐…자금여력 없어 쉽지 않을 듯 
정의선 부회장 직접 나서 분할·합병 당위성 설득 하나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지배구조 개편안 통과를 놓고 열세에 놓인 현대자동차그룹이 분위기 반전을 위한 카드도 마땅치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을 두고 의결권 자문사들은 반대의견이 더 많다. 특히 외국인 표심에 영향이 큰 글래스 루이스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주주들에게 반대할 것을 권고함에 따라 임시 주총에서 개편안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모비스는 앞서 지난 2일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라는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했지만 분위기를 유리하게 이끄는데 실패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대모비스의 주주들에게 분명한 주주 환원정책이 나오지 않는 한 가결을 낙관할 수 없다는 판단”한다며 “현대차그룹이 추가적인 주주 환원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커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가 대책을 내놓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의견이 많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이사는 개편안 통과 가능성에 대해 “결과는 예상할 수 없지만 현대차그룹에 상당히 불리한 상황인 것은 확실하다”며 “배당과 같은 추가적인 주주친화정책은 어려울 것”이라 분석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을 했기 때문에 추가로 할 수 있는 주주환원정책은 특별배당이 남았지만 자금 여력이 없어서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주주환원정책을 추가로 내놓을 수 없다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개편안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 임시주총에서 캐스팅보트로 여겨지는 국민연금과 자문 계약을 맺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지분 교환과 양수도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이 가능하기에 (모비스-글로비스 간) 분할·합병이 필수가 아니다”는 의견을 내놨다.

고 이사는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정의선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서 지배구조 개편의 정당성과 시급성을 어필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개편안이 부결되면 정 부회장이 입게 될 타격이 상당해 그룹 차원에서 쉽게 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회사 내부에서만 알고 있거나 구상했던 미래 사업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해 주주들에게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방법”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