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만난 외질, 독일서 거센 비난 직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만난 외질, 독일서 거센 비난 직면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8.05.1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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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내 에르도안 대통령 비판여론 지배적… "선거운동에 이용" 분노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하던 중 터키계 이민자 2세인 독일 축구 국가대표 메수트 외질과 만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AP/연합뉴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하던 중 터키계 이민자 2세인 독일 축구 국가대표 메수트 외질과 만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AP/연합뉴스)

독일 축구대표팀의 주축 선수인 메수트 외질과 일카이 귄도안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가 자국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두 선수는 지난 14일 런던을 방문한 에르도안 대통령과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다.

당시 외질과 귄도안은 각자의 소속팀인 아스날과 맨체스터 시티의 유니폼을 전달했다. 전달식에는 프리미어리그 에버튼 소속의 터키 국가대표인 젠크 토순도 참여했다.

이들이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난 이유는 터키 국적이거나(토순), 터키계 이민자 2세(외질, 귄도안)로 그동안 터키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온 축구 스타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 측이 오는 24일 조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진들을 공개한 직후 독일 전체가 두 선수를 비난하고 나섰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내에서는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인권과 언론 탄압 등을 자행한다는 이유로 독일 내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지난 2016년 터키정부가 쿠데타에 가담했다가 독일로 망명한 인사들을 인도해 달라고 독일에 요구했다가 거절당하면서 양국의 관계는 냉랭한 상황이다.

독일 여론은 “정치적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던 외질과 유니폼에 ‘나의 대통령에게 경의를 보낸다’라는 문구를 적은 귄도안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이용당했다며 이번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월드컵을 한달여 앞두고 독일 대표팀 명단이 추려지는 상황에서 일부 독일 축구팬들은 이들을 월드컵 멤버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독일축구협회(DFB)의 라인하르트 그린델 회장은 외칠과 권도간을 비판하며 “독일축구와 DFB가 추구하는 가치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다르다. 우리 선수들이 선거운동에 이용당해선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두 선수는 월드컵에 참여하는 독일 대표팀 예비명단에 포함됐다. 그러나 자국의 비판 여론이 두 선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