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해상 유조선 화재 ‘자체 진화’… 인명 피해 없어
통영 해상 유조선 화재 ‘자체 진화’… 인명 피해 없어
  • 김기병 기자
  • 승인 2018.05.08 16: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승선원들이 재난매뉴얼 잘 지켜 대형 참사 피해
(사진=마린 트래픽 홈페이지 캡처)
(사진=마린 트래픽 홈페이지 캡처)

경남 통영시 홍도 해상에서 발생한 7771t급 유조선 서니 오리온호 화재가 인명피해 없이 자체진화 됐다.

통영해양경찰서는 8일 오전 9시10분께 홍도 남방을 항해하던 오리온호에서 발생한 원인 미상의 화재가 인명피해 없이 진화 됐다고 밝혔다.

오리온호는 지난 4일 믹스 자일렌이라는 고인화성 유류 물질 4700t을 적재해 홍콩에서 울산으로 항해했다.

그러던 중 이날 오전 9시 10분께 경남 통영시 홍도 남방 18해리 해상에서 선박 3번, 4번 창고에서 불이 났다.

이번 화재는 통영VTS(해양교통관제시스템)가 해당 유조선으로부터 발생한 조난 신호를 청취해 통영해경 상황실로 전파하면서 파악됐다.

통영해경은 경비함정 및 항공기를 현장으로 급파했으나 육지에서 30㎞ 넘게 떨어진 바다에서 불이 난 데다 기상 악화로 현장에 접근하는 데는 1시간 가량이 걸렸다.

다행히 선박은 별다른 피해 없이 화재 20분 만인 오전 9시 30분께 자체진화에 성공,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이번 화재로 필리핀 국적의 승선원 21명 모두 피해를 입지 않았다. 또 유류 등 해상 유출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처럼 오리온호 화재가 별다른 피해 없이 진화된 것은 유조선 자체에 소화장치가 잘 갖춰졌고, 화재진화 매뉴얼을 충실히 이행한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불이 난 뒤 선박이 자동으로 창고를 폐쇄해 산소 공급을 차단하고 스프링클러 기능을 하는 고정형 소화기가 제때 작동해 대형 참사를 피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화재 당시 승선원들은 매뉴얼에 따라 즉각 구조요청을 하고 격실 폐쇄로 산소 차단, 소화 장비로 초기 진화 시도 등을 실시했다.

해경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경위와 선박구조 등은 입항 뒤 정밀조사에 들어가야 파악될 수 있다"며 "다만 승선원들이 자체적으로 대응을 잘해 큰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오리온호는 자력 운항 가능해 현재 1000t급 통영해경 경비함정의 호송하에 울산항으로 운항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