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원대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섬나씨가 징역 5년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서울고법 형사10부(박형준 부장판사) 심리로 1일 열린 섬나씨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구형과 같이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검찰은 "45억원 배임 혐의는 사안이 중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익은 일가가 취했음에도 유씨는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유씨는 공개적으로 계약을 맺고 수수료를 지급했고, 정상적으로 회계처리했고 세금도 납부했다"며 "유병언 일가가 회사를 지배했다는 대전제에서 보면 자금 역시 유병언 회장이 했다고 할 것이므로 범법행위가 이뤄졌다면 주범은 유 회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사망한 유 회장을 공범으로 적시한 것은 적시하지 않으면 공소사실의 대전제가 흔들린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라며 "검찰의 무리한 추적으로 유 회장이 사망해 실질적인 사형집행이 이뤄진 셈이고, 유씨는 현재까지의 구금으로도 적정형이 집행됐으므로 무죄 또는 즉시 석방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최후진술에서 "제가 왜 여기에 있는지, 세월호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지난 정부는 왜 우리 가족을 방패로 삼았는지, 아버지는 왜 그렇게 가셔야 했는지 알고 싶다"며 "진실이 무엇인지 언젠가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유씨는 2011년 6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디자인업체 '모래알디자인'을 운영하면서 관계사인 '다판다'로부터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24억8000만원을 받아 챙겨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기간 자신이 운영한 또 다른 개인 디자인컨설팅 업체 '더에이트칸셉트'와 동생 혁기씨가 세운 개인 경영컨설팅 업체 '키솔루션'에 모래알디자인의 자금 21억1000만원을 부당하게 지급한 혐의도 있다.

유씨의 다음 선고는 이달 31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oeun_p@shinailbo.co.kr

박고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