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방안에 대한 검토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했다.
24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다중대표소송제 도입과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에 관한 상법 일부 개정안 관련 검토 의견 보고서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했다.
다중대표소송제란 모회사 주주가 불법행위를 한 자회사나 손자 회사 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수 있게 한 제도이며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경우 각 주주가 1주마다 선임할 이사의 수와 동일한 복수의 의결권을 부여받아 후보자 1명 또는 여러 명에 집중해 투표를 실시, 후보자들을 득표순으로 일괄 선임하는 제도다.
이 제도들은 모두 소수 주주의 권익 강화와 대주주의 경영권 남용을 견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경제민주화의 대표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법무부는 이번 의견서를 통해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의 상장사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다중대표소송은 모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0.1%(비상장사는 1%) 이상 주식을 가진 주주가 자회사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이 제도들을 도입하기로 했으나 제계의 강력한 반대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이 개정안에 대해 재계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경영권이 해외 악성 투기자본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재계는 기업지배구조 규제를 법으로 강제하기보다 유연하게 적용하면서 투자자의 판단에 맡기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아직 국회 소관 상임위에서 논의가 본격화하지 않은 분위기지만, 정부의 의견 개진을 계기로 조만간 상법 개정 논의가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법무부 관계자는 "상법 개정과 관련 여러 법안이 의원 입법안으로 발의돼 국회에 계류된 상황"이라며 "국회 논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검토 의견을 수시로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oeun_p@shina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