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유기업 화학사업 확대… 해법은 공존과 차별화
글로벌 석유기업 화학사업 확대… 해법은 공존과 차별화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04.2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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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硏 한국산업 영향 분석 보고서서 주장
"대형단지 투자참여·고부가가치 강화 필요성도"
미국 오클라호마 주의 한 원유시설.(사진=연합뉴스)
미국 오클라호마 주의 한 원유시설.(사진=연합뉴스)

세계 석유기업의 화학사업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이들의 석유화학사업은 일차적으로 범용제품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이 기능성제품으로 대형 단지 투자에 참여하거나 고부가가치 사업에서 시장 지위를 더욱 강화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대응해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LG경제연구원 임지수 연구위원은 23일 '세계 석유기업의 화학사업 투자 확대,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경쟁환경 변화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적합한 대응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석유화학산업은 최근 몇 년간 기대 이상의 호경기, 슈퍼 싸이클 등 수식어가 따르는 양호한 경기흐름이 유지됐다"면서도 "현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세계 각지의 경쟁적인 투자 과열로 2021년 이후 장기 공급과잉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의 전통 나프타 설비는 세계 석유기업의 정유·화학 통합 혼합원료 설비보다 원가 경쟁력이 낮을 것이라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기존 석유화학기업들이 석유기업과 '같은 사업에서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기본적으로 자본력과 원료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결국 공존이나 차별화의 방법을 찾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공존 방안에 대해 "석유 기업들의 신규 투자에서 석유화학 콤플렉스 또는 일부 제품의 JV(Joint Venture) 투자나, 원료·부산물의 장기공급계약 등 분업 투자를 통해 성장 기회를 공유하는 것"을 제시했다. 실제로 최근 대형 콤플렉스 투자는 다수가 JV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석유기업의 석유화학 투자에서 주류를 이루는 혼합원료 크래커는 생산되는 기초유분이 다양해서 여러 다운스트림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다양한 다운스트림이 함께 모여있어야 단지 전체의 효율성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협력의 유인은 석유기업과 기존 석유화학 기업 모두에게 존재한다.

또한 차별화를 강조하며 "신규기업이 단기간에 모방하기 어려운 기능성 소재, 정밀화학 제품 및 고기능성 첨단 소재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통 기존 기업의 경쟁력은 '다각화된 안정적 제품구조', 신규 진입자가 단기간에 모방하기 어려운 '고부가가치 기술' 및 '고객과 구축한 신뢰 관계' 등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고부가가치 사업영역에서 신제품 및 고객 개척을 통해 시장지위를 더욱 강화하고, 경쟁기업 또는 석유기업과도 협력하면서 차별화와 성장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