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최순실 덕에 국정원장 됐다면 할복할 것"
남재준 "최순실 덕에 국정원장 됐다면 할복할 것"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04.1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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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 3인방'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재판 증인 출석
"최순실이라는 이름 자체를 신문에서 처음 들었다"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사진=연합뉴스)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사진=연합뉴스)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덕으로 원장직에 오른 것 아니냐는 검찰의 의혹 제기에 "만약 그렇다면 내가 할복하겠다"며 강하게 부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열린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남 전 원장은 이 같이 밝혔다.

남 전 원장은 '국정원장으로 내정되는 과정에서 최씨의 영향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검찰 측 질문에 "최순실이라는 이름 자체를 신문에 국정농단 사건이 나오면서부터 처음 들었다"고 발끈했다.

이어 "내가 이런 자리에 있다고 해서 그렇게 인격모독을 하면 안 된다"며 "최순실 때문에 내가 국정원장에 갔다면 할복자살을 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검찰이 최씨의 외장 하드에서 발견된 인선안 문건을 제시하며 최씨의 인사 개입을 추궁했지만 남 전 원장은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국정원장으로 내정된 사실을 전혀 모르다가 언론에 발표가 나기 하루 전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선 인정했다.

남 전 원장은 "당시 내정 사실을 전혀 몰랐고 정치에 관심이 없어 바로 수락하지도 않았다"며 "하지만 언론 보도가 나면서 내정된 사실이 보도됐고 청문회를 준비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내가 공식적으로 수락한 건 아니고 결과적으로 수락이 된 것"이라며 "40년 동안 군에서 생활해 국정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솔직히 자신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남 전 원장은 지난 2003∼2005년 육군 참모총장을 끝낸 뒤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 국방안보특보를 맡았으며 2013∼2014년 국가정보원장으로 자리했다.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