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기업 투자 22조원 증가에도 ‘반도체 쏠림’ 심화
지난해 대기업 투자 22조원 증가에도 ‘반도체 쏠림’ 심화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4.0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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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체 증가분의 73.6% 차지
현대차 6260억원 등 30대 그룹 중 13곳은 감소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대기업들의 투자가 극과 극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체 투자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30대 그룹의 절반은 오히려 전년 대비 투자금액이 줄어들며 편중된 모습을 보였다.

4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자산 5조 원 이상 57개 대기업집단 계열사 중 전년도와 맞비교가 가능한 341개 기업의 지난해 유·무형자산 투자금액은 85조9556억원이다. 2016년 63조5569억원보다 22조3987억원, 35.2% 증가했다.

기업이 투자를 늘리는 것을 반길만한 일이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마냥 좋아보이진 않는다. 전년 대비 늘어난 2017년 투자액 22조원 중 16조4744억원, 73.6%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부문 실적호조로 설비투자 규모를 13조2766억원, 100.5% 늘렸다. 삼성 그룹 전체 투자금액은 1년 사이 13조8251억원이 늘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5500억원 수준으로 반도체 투자에 집중돼 있다.

SK 또한 마찬가지다. SK그룹 전체 투자액은 2016년 대비 3조900억원이 증가했다. 이중 SK하이닉스의 투자 증가분이 3조1978억원으로 그룹 전체 증가분보다 많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 투자금액은 오히려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339개 기업은 평균 176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그룹별로 보면 LG가 3조2823억원 늘어 삼성전자의 뒤를 이었다. LG는 LG디스플레이에서 2조3507억원, LG화학에서 7067억원 증가했다. LG에 이어 SK가 3위, 에쓰오일이 1조3434억원으로 이들 4개 그룹만이 조 단위를 투자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2016년 대비 2017년 투자액이 6260억원, 7.6% 감소했다. 현대제철 7225억원, 현대모비스 1639억원, 현대위아 1190억원 등 21개 계열사 중 10곳에서 투자가 줄었다.

이어 롯데 2816억원, 신세계 2753억원, 두산 1833억원, 금호석유화학 1793억원, 현대백화점 1545억원, 포스코 1292억원, 효성 1009억원 등 30대 그룹 중 13개 그룹에서 투자액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같은 기간 57개 그룹의 영업이익은 41조3444억원, 55.1% 증가한 것으로 드러나 과연 투자여력이 없었던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