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3월말 매각 또 무산…중국 ‘몽니’ 탓?
도시바 3월말 매각 또 무산…중국 ‘몽니’ 탓?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4.01 13: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격 동결·사업 분리 등 요구 속 ‘반도체 굴기’ 위협 판단
中반독점당국 결론 못내…매각금액 조정·IPO 가능성 존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참여한 도시바 메모리 매각 건이 우려했던 대로 중국 당국의 결정이 미뤄져 3월 매각이 무산됐다.

1일 반도체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반독점 당국은 도시바 메모리를 SK하이닉스와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건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도시바는 지난달 26일 성명서를 통해 “3월23일까지 조건들이 충족되면 3월30일에 계약이 성사될 예정이었다"며 "반독점 승인 관련 조건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바 매각에 대해 한·미·일 컨소시엄은 지난해 9월 독점금지법 심사를 신청했다. 같은 해 12월을 전후로 우리나라와 대만, 유럽연합,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심사가 끝났다.

하지만 중국은 다른 국가들에서 심사가 끝나가던 지난해 12월 절차를 개시했다. 중국 당국은 도시바에 가격 동결과 SSD(솔리드 스테이트 디스크)와 반도체 메모리 분리를 승인 조건으로 걸고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그 기반에는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중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영향을 우려해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차 목표 기한으로 삼았던 3월 말일이 지나가면서 한·미·일 컨소시엄은 오는 5월1일을 2차 기한으로 정했다.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중국 당국이 적어도 4월13일까지 승인을 내려줘야 한다.

도시바 매각 건을 지켜보는 업계는 도시바 자금 문제가 해소됨에 따라 매각금액 조정이나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해 12월 중국 당국의 심사가 늦어지자 상장폐지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신주 발행을 실시해 6000억엔(한화 6조원)을 증자했다.

하지만 올해 1월 도시바 일부 주주들이 3월 말 매각이 무산될 경우 IPO를 요구하고 나섰다. 매각 가격이 너무 낮다는 이유였다. 도시바가 IPO를 실행할 경우 불특정 다수에게 주식을 공개 매도함으로써 한·미·일 컨소시엄과 진행 중인 매각 절차는 파기된다.

이런 우려에 대해 한·미·일 컨소시엄 참여자들은 아직까지 매각 무산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 계열사인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최근 ”중국 당국과 협의 중이며 잘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