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성추행 폭로자 "내 말이 거짓이면 나를 고소해라"
정봉주 성추행 폭로자 "내 말이 거짓이면 나를 고소해라"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3.27 1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시 호텔에 있었던 증거있다"… 사건발생 '시간대' 공개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열린 정봉주 미투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담당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열린 정봉주 미투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담당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여성이 폭로 20일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석상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이 여성은 본인이 사건 당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있었다는 증거를 공개하면서 당일 사건이 일어난 시간대를 공개했다.

프레시안을 통해 정 전 의원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A씨는 2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A씨는 성추행 의혹 당일인 2011년 12월 23일의 기록을 찾던 중 최근 위치 기반 모바일 체크인 서비스 '포스퀘어'를 통해 하나의 증거를 찾았다며 이를 공개했다.

A씨는 "당시 제가 방문한 렉싱턴 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 인 '뉴욕뉴욕' 룸 안에서 찍은 셀카 사진과 함께 추가 체크인을 한 기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은 안젤라씨가 지난 2011년 12월23일 정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장소다.

또 A씨는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당일의 구체적인 상황도 공개했다.

A씨는 "당시 저는 호텔 카페에서 1시간가량 정 전 의원을 기다렸다"면서 "정 전 의원이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물어 빨리 자리를 벗어나야한다고 판단했으나, 그가 저를 끌어안고 키스를 시도해 입술이 스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고작 입술 스친 것으로 유망한 정치인을 망쳐놨다는 비난을 많이 받았지만 유망한 정치인이 국민을 성추행할 권리까지 얻은 건 아니다"라며 "미투의 본질이 흐려졌다는 비판도 많이 받았는데 미투의 본질을 누가 흐리고 있는지 판단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그간 사건 발생 시간에 대해 침묵한 것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A씨는 "정 전 의원이 주장하는 대로 '미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다"면서 "명확하지 않은 기억을 내세우면 오히려 혼선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접 나서서 말하지 않다 보니 오해와 팩트가 아닌 내용이 확대 재생산돼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자리에서 확실히 설명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원에게 바라는 것은 공개적인 성추행 인정과 진실한 사과"라며 "여전히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제 말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려거든 저를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고소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사건 직후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보낸 이메일과 함께 이들 기록을 수사기관에 제출할 계획이다.

또 당시 A씨가 성추행 피해를 봤다는 사실을 털어놓은 친구들이 '증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