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두 번 울리는 ‘면접 미투’
취준생 두 번 울리는 ‘면접 미투’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3.1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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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때 도넘은 성희롱·갑질
한달 새 언급량 56배 증가
다음소프트, 빅데이터 분석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나 면접 갔다가 성추행 당했던 회사 찾아가서 그 앞에 대자보로 '미투'라고 붙여놓고 오고 싶은데, 이후에 어떤 일을 감당하게 될지 몰라 이내 마음을 접게 된다. 지금 얼굴과 실명까지 내걸고 폭로하고 있는 분들의 용기는 정말 너무나 대단한 거다."(트위터리안 'Conch****')

"면접에서 약자에게 곤란한 질문 하기를 즐기는 게 한국 문화 아닌가?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같은 질문부터 시작해서 압박면접과 성추행까지."(트위터리안 'iodine121)

3월 주요 대기업과 공기업 공채가 본격화되면서 면접 과정에서 일어나는 각종 성희롱과 갑질 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다음소프트는 “최근 분석한 취업 빅데이터 자료 총 32만2287건 중 취업 준비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면접이었다”고 19일 밝혔다. 특히 최근에는 ‘미투(MeToo·나도당했다)’ 운동이 확산되면서 면접 시 도를 넘은 성희롱과 갑질에 대한 언급이 대폭 늘었다.

인터넷상 '면접 갑질', '면접 성희롱' 언급량은 2015년 8090건에서 2016년 6666건, 2017년 4435건으로 한동안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러나 올해에는 지난 12일까지의 언급량이 1만158건에 달할 정도로 급증했다. 특히 '면접 미투' 언급량은 지난 2월 한달 간 320건에 불과했으나 3월에 들어서서는 1만7983건으로 폭증했다. 한달 새 56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는 면접관이 취업준비생에게 '슈퍼 갑'인데다 면접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더라도 당락에 영향을 줄까봐 현장에서 항의하기 힘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소프트는 "면접장에서 갑질이나 성희롱을 겪은 경험이 있었지만 말을 못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며 "이번 미투 운동이 터지면서 폐쇄적인 면접장 환경에 대한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분석은 다음소트프가 수집한 2015년 1월부터 2018년 3월12일까지의 블로그(4억6441만5481건), 트위터(107억3589만10건), 뉴스(3071만2410건) 게시물을 바탕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