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단거리패 단원 "이윤택, 성폭행 부인 사전연습 했다" 폭로
연희단거리패 단원 "이윤택, 성폭행 부인 사전연습 했다" 폭로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2.2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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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단거리패 내부자 폭로글 (사진=페이스북 캡처)
연희단거리패 내부자 폭로글 (사진=페이스북 캡처)

연희단거리패 내에서 ‘성추문’에 휩싸인 이윤택 전 예술감독이 공개 사과 기자회견을 앞두고 성폭행 의혹을 부인하는 사전 연습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2008년부터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동식 배우는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나의 스승을 고발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오 배우는 이 연출이 공개사과를 앞두고 성폭행을 부인하는 연습을 하고, 그를 비롯한 극단 고위 관계자들이 성폭력 피해 사실과 당시 정황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오 배우에 따르면 이 연출의 성추행을 공개 고발한 첫 번째 글이 올라왔던 14일 새벽 이 연출과 극단 대표가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이후 이 연출의 지시에 따라 서울 30스튜디오에서 진행 중이던 '수업' 공연을 취소하고 부산으로 피신했다.

부산으로 이동해서도 이들은 대책회의를 열었고, 이 회의에서는 피해자의 입장이나 상황보다는 연희단거리패와 극단 가마골을 어떻게 유지하느냐를 화두로 진행됐다.

특히 이 연출은 오후 회의에서도 성추행을 폭로한 김수희 대표에 대해 모독과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

이 연출은 이후에도 앞으로 할 작품과 캐스팅을 논의했고 변호사를 알아보는 등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오 배우는 '김보리'(가명)씨의 성폭행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었고 그것은 강간이었다고 일축했다.

김씨에 대해 이 연출은 “보리와의 일은 해결된 문제여서 걱정 안 해도 된다. 그리고 보리라는 애는 이상한 아이고 워낙 개방적이고 남자와 아무렇지도 않게 잔다고“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오 배우는 이 연출이 공개 사과를 결정한 이후 변호사에게 전화해서 형량에 관해 물었고 사과문을 만들었으며, 단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기자회견 리허설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 리허설에서 당시 극단 대표는 "선생님 표정이 불쌍하지 않아요. 그렇게 하시면 안되요"라고 말했고 이에 이윤택이 다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이건 어떠냐고 묻기도 했다.

오 배우는 "그곳은 지옥의 아수라였다"면서 "도저히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선생님은 이제 내가 믿던 선생님이 아니었다. 괴물이었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오 배우는 "나는 나의 스승 이윤택을 고발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살 길만을 찾고 있는 극단대표를 고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