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이윤택 공개 사과 "무릎 꿇고 그 어떤 벌도 받겠다"
'성추문' 이윤택 공개 사과 "무릎 꿇고 그 어떤 벌도 받겠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2.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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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피해자들에게 공개사과 했다.

이윤택은 19일 오전 명륜동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를 본 당사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면서 "제 죄에 대해 법적 책임을 포함해 그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이윤택은 "극단 내에서 18년간 관습적으로 일어난 아주 나쁜 형태의 일이었다"면서 "어떨 때는 나쁜 짓인지 모르고 저질렀을 수도 있고 어떤 때는 죄의식을 가지면서 제 더러운 욕망을 억제할 수 없었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과거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이 항의할 때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매번 약속했지만 번번이 제가 그 약속을 못 지켜 큰 죄를 짓게 됐다"면서 "정말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극계 선후배들에게도 사죄하며 저 때문에 연극계 전체가 매도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그는 "성폭행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성관계 자체는 있었지만 폭력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강제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SNS에 올라온 주장 중에는 사실이 아닌 것도 있다"면서 "사실과 진실이 밝혀진 뒤 그 결과에 따라 응당 처벌받아야 한다면 받겠다. 사실과 진실에 따라 모든 것이 심판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윤택의 성추행 논란은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의 폭로로 시작됐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0년 전 연극 '오구' 지방 공연 당시 이윤택은 여관으로 여배우들을 불러 부적절한 안마 요구를 했다고 적었다.

이후 그를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윤택은 잘못을 반성하겠다며 예술감독 직 등을 내려놓고 근신하겠다면서 공연 중이던 연극과 연출 등을 모두 취소했다.

하지만 폭로는 끝나지 않았다. 이윤택을 둘러싼 성추행 폭로는 계속됐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윤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까지 게재됐다.

이윤택이 이끌었던 극단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했다는 A씨는 17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이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이윤택씨로부터 2001년 열아홉살, 극단을 나온 2002년 스무살 이렇게 두번의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물수건으로 나체 닦기, 차 이동시 유사 성행위, 성기와 그 주변 마사지 등은 모두 저도 겪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씨의 성폭력 사건과 이씨와 관련된 연극단체에 대해 진상규명과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상황이 커지자 한국극작가협회는 이윤택을 회원에서 제명한다고 지난 17일 입장을 냈고, 각종 연극 단체에서도 이윤택 사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