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고삐 풀린 서민물가
최저임금 인상에 고삐 풀린 서민물가
  • 김견희 기자
  • 승인 2018.02.0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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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커피·콜라 등 먹거리 가격 인상 '도미노'
낮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기저효과 '착시'
(사진=신아일보DB)

식음료·외식업체들이 최저임금인상 등을 이유로 먹거리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면서 물가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낮은 1.0%를 나타냈다. 2016년 8월 0.5%를 기록한 후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것. 

하지만 지난해 1월 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고, 이로 인한 기저효과로 올해 1월 물가상승률이 낮았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이 때문에 서민들의 체감 물가와 발표수치가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커피전문점 커피빈은 지난 1일부터 원가 인상으로 일부 메뉴의 가격을 2~300원씩 인상했다. 아메리카노는 기존 4500원에서 4800원, 카페라떼는 5000원에서 5300원으로 올랐다. 커피빈의 이번 결정에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 등 다른 커피브랜드도 잇따라 가격 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코카콜라음료가 지난 1일 17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4.8% 인상하는 등 가공식품 및 음료 가격도 오르고 있다.

샌드위치 전문점 써브웨이 역시 지난 1일 자로 제품의 가격을 최대 6.7%까지 올렸다. 특히 이번 가격 인상으로 프리미엄 샌드위치의 일부 제품은 1만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이크 치즈 샌드위치는 30㎝ 기준 1만100원에서 1만300원으로 인상됐으며, 터키베이컨 아보카도 샌드위치도 30㎝ 기준 가격이 200원 오른 1만300원이 됐다.

버거업계도 마찬가지다.  모스버거는 지난 2일부터 단품 5종에 대해 가격을 올렸다. 데리야끼치킨버거는 3900원에서 4300원으로, 치플레더블치즈버거는 4400원에서 4800원으로 각각 400원 인상했다. 

KFC는 지난 치킨·버거·사이드 등 총 24개 메뉴에 대해 가격을 최대 800원 인상했다. 핫크리스피치킨과 오리지널치킨 1조각이 2200원에서 2300원으로, 징거버거가 4000원에서 4300원으로 인상됐다. 전체 가격은 평균 5.9% 올랐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12월부터 배달서비스 '딜리버리'의 최소 주문 가격을 8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렸다. 또 지난해에 버거·런치세트·사이드메뉴 등 총 24개 제품에 대해 100원에서 최대 400원 인상한 바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11월 일부 제품의 가격을 조정했다. 대표 제품인 불고기버거의 가격은 3400원에서 3500원, 새우버거는 3400원에서 3600원으로 오르는 등 33개 제품의 가격이 인상됐다. 

업체들이 메뉴 가격 인상을 단행한 이유로는 원가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서민 경기 등을 고려해 인상을 자제하고 있지만 최저임금과 원자재가 가격상승 등 제품 가격 인상 요인이 있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견희 기자 peki@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