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MB 정부 국정원 전직 대통령 뒷조사 정황 포착
檢, MB 정부 국정원 전직 대통령 뒷조사 정황 포착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01.30 0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이비드슨·연어' 작전명으로 김대중·노무현 전대통령 조사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진=연합뉴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MB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전직 대통령 비리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국정원 내부에서 극비리 공작을 펼친 정황을 포착했다.

이런 정황은 국가 안보를 위해 써야 할 대북공작금 10억여원이 정치적 사안에 유용됐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29일 정치권과 사정당국에 따르면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임 시절 국정원은 '데이비드슨', '연어'로 각각 명명된 비밀 작전을 최종흡 당시 3차장 산하 대북공작국에서 수행했다.

데이비드슨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공작명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데이비드슨의 알파벳 첫글자(D)와 김 전 대통령의 이니셜(DJ)이 유사하기 때문에 지어진 명칭인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데이비드슨 관련 국정원 팀은 김 전 대통령이 미국 등 해외에 비자금을 감춰뒀다는 일각의 풍문을 확인하는 공작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관련 풍문은 '사실무근'인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고, 작전은 종결됐다.

또한 '연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공작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퇴임 후 고향인 봉하마을로 돌아간 노 전 대통령의 인생역정을 비유해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명칭이다.

연어 관련팀 역시 노 전 대통령 관련 비위 풍문의 사실관계 여부를 확인하는 공작을 수행했으나, 근거 없는 풍문이라는 결론을 내고 작전을 종결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공작원들은 해외에서 대북 특수공작비로 지출돼야 할 돈을 십억여원을 두 전직 대통령의 비위 풍문을 확인하겠다는 명목으로 사용됐으며 각각 수억원에 해당하는 공작비의 대부분을 해외 현지 정보원을 매수하는 목적 등에 공작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흡 전 차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이런 공작의 배경에 원 전 원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실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아일보] 이서준 기자 lsj@shinailbo.co.kr